'송파 헬리오시티' 임시총회 무산…"입주연기되나 발동동"
293명 정족수 미달로 성원 못해, 연내 입주 불투명
조합원 "전셋집 12월까지 계약했는데…" 분통
지난 9월부터 조합측과 입주자협의회간 갈등 지속
조합, 곧바로 총회 소집…연내 통과시 예정일 입주 가능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13일 서울 송파 가락동 탄천유수지 축구장에서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 사업조합 임시총회'가 열렸다. 총회는 293명 정족수 미달로 성원되지 못해 잠정 유예됐다. 2018.11.13 [email protected]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조합은 임시총회 안건으로 '사업시행계획 변경의 건'을 올렸다. 변경안이 통과돼야 본격적인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가 가능하고 관할구청인 송파구로부터 설계변경 인허가를 받아야 입주 전단계인 준공인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총회 무산으로 연말 입주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 가락동 탄천유수지 축구장에는 조합원 1500여명이 몰렸다. 송파역 3번 출구에서는 조합원을 가득 태운 셔틀버스가 쉴새 없이 운행됐다.
조합은 총회를 성사시켜 하루빨리 입주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가득했다. 입구부터 '정상입주'가 쓰인 초록색띠를 두른 자원봉사들이 "찬성해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 총회장을 들어서는 조합원들은 "네"라고 대답하거나 잠깐 멈춰 "입주자 카페에 (총회에) 모이자는 글을 올렸더니 삭제하라고 하더라"며 하소연했다.
조합원은 총회장앞에 설치된 부스중 거주하던 동에 해당하는 부스를 찾아 신분증을 제시하고 노란 띠를 받았다. 사전 투표를 했을 경우는 빨간띠를 받아 손목에 두른 사람만이 총회장에 입장할 수 있게 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신모(65)씨는 "총회 참석하라는 연락이 와도 지금껏 안갔는데 입주가 코앞이라 자칫하면 미뤄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입주민 입장에선 빠른 입주가 중요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왔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모(56)씨는 "바로 입주를 하지 못할 것 같아 전세나 월세를 놓으려고 부동산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준공이 미뤄지면 일정이 틀어져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것 같다"며 "10년 넘게 기다렸는데 빨리 입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500석이 마련된 총회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북적였지만 성원까지는 부족했다. 당초 2시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총회는 3시30분까지 미뤄지다가 결국 유예됐다.
조합은 "총회에 상정할 예정이었던 안건 자체는 대의원회의에서 처리하기에는 어려운 중대한 사안"이라며 "재소집된 총회에서 보다 많은 조합원이 함께 동참한 가운데 모든 사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남편과 함께 총회장을 찾은 정모(70)씨는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이 12월에 계약 만료되는데 조합장에게 불만이 있으면 입주하고나서 고발하든지 해야 하지 않느냐"며 "시간내서 왔는데 죽기전에 새집에서 살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도 "아파트 공사비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까 이권 다툼이 잦은 것 같다"며 "전세로 살고 있는데 12월말에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지난 9월부터 입주자의 72.3%(6871명)을 차지하는 조합원간 내분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조합장이 총회를 거치지 않고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해 월권 시비가 제기된 것이다. 조합에 반대하는 입주자 협의회는 현재 조합장 해임 총회를 진행중이다.
시공사 측은 "조합과 입주자 협의회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입주가 내년까지도 미뤄질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조합은 규정에 따라 곧바로 총회 소집 통지를 할 예정이다. 다만 조합은 이번주 안건을 재상정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음 주로 미루자는 분위기다. 연내 임시총회가 다시 소집돼 안건이 통과되면 12월31일에 맞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