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급행철도 안전토론회, GTX노선 반대주민들에 의해 무산(종합2보)
청담비대위 "A노선 변경떄까지 싸울 것"
행사 50여분만에 최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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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 언주로 건설회관에서 대심도철도 개발기술의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지하안전 관련 제도, 지반침하 예방 대책, 대심도 지하공간 발파 진동 저감방안 및 관련기술 등을 토론할 계획이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대한토목학회,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가 주관하고 국토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지하안전협회,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후원하는 행사였다.
그러나 토론회는 개최 5분만에 청담비대위 주민들에 의해 파행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청담비대위는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이 개회사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질문이 있다"며 말을 끊었다.
한 원장이 "지하대심도 공간에는 이미 지하철을 비롯해 상·하수도, 가스관, 통신 등 라이프 라인이 있고 최근엔 서울제물포터널, 서울 서부간선지하도로, GTX 등이 추진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지하 대심도 건설기술이 충분한지, 시공중 땅꺼짐 현상 등이 없는지, 재난방지 대책은 충분히 수립됐는지 꼼꼼히 따져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 의구심이 풀릴때까지 꾸준히 설득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하던 차였다.
한 원장은 몇 차례에 걸친 질의에 "오늘은 공청회가 아니고 토론회다. 나중에 질의응답 시간에 기회를 드리겠다"며 개회사를 이어가려 했지만 비대위 주민들의 목소리가 하나, 둘씩 커지면서 끝내 마무리짓지 못하고 마이크를 내려놨다.
소란은 이때부터 더욱 커졌고 연단과 사회자 마이크는 주민들이 차지했다. 비대위는 "이게 대한민국인가", "짜고치는 사람들끼리 하는 게 설명회지 무슨 토론회인가", "오늘 전문가중 반대자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듣겠지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자가 "질문시간을 나중에 드리겠다. 잠깐 앉아 달라. 오늘은 GTX 설명회가 아니다"라며 중재하려 했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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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굳은 채로 불편하게 앉아있던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20여분만에 먼저 자리를 떴다.
비대위측은 주최 측의 양해 하에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장내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비대위는 "청담동은 편마암 지반이라 지하공간에 터널을 뚫으면 위험하다"며 "한강이 바로 옆에 있어 발파를 할때나 홍수가 날 경우 지반이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안이 바뀐 이유가 압구정 현대와 한강재정비촉진지구여서 다수의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청담동 주민의 의견은 그냥 무시하면 되는 것이냐"며 "비용도 덜드는 원안대로 하거나 서울역~삼성간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후에도 한동안 어수선한 상황이 유지됐다. 한 주민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노선이 변경될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도 했다.
결국 행사는 소란끝에 50여분만에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무산됐다. 다른 공간에서 한동안 대기하던 발제자와 토론자도 오후 3시20분께 모두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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