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드리운 박근혜 그림자...누가 당 대표 돼도 '숙제'
황교안 "절차상 문제" 발언 이후 논란 가열
오세훈 "탄핵 부정당 안돼" 연일 공세 계속
전당대회 이후에도 탄핵 이슈 이어질 전망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출 합동 토론회에서 김진태(왼쪽부터), 황교안, 오세훈 후보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19. [email protected]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들이 토론회와 연설회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누가 당대표에 선출되든 안고 가야 할 숙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잠잠하던 박 전 대통령 탄핵 논란은 유력 당 대표 후보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TV 토론회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재점화했다.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하고 중도층 표심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를 공격 지점으로 삼아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21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 연설에서도 "국민은 탄핵을 역사적 사실로 보고 있는데 이제 와서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우리는 바로 '탄핵 부정당'이 돼버린다"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와 별개로 논란이 더 확산할 조짐도 있다. 22일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종섭 의원이 보수단체 '서울대 트루스포럼'과 공동 주최하는 '탄핵질의서 간담회'도 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간담회 이후 국회의원 사무실을 찾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할 예정이어서 향후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동주최 단체인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탄핵 사태에 대한 반성적 고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해 계파 갈등과 분당, 당명 교체 등을 겪었던 한국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아 보인다. 당장 황 전 총리의 탄핵 부정 취지 발언이 나오자 여당 등은 '도로 박근혜당' 등의 단어를 동원해 퇴행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이후에도 이런 비판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를 만류하며 "친박 프레임과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프레임은 2020년 선거(총선)를 수세로 치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주장하고 있는 김진태 의원의 경우에도 같은 지점에서 여당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오 전 시장의 경우 박 전 대통령 극복을 내세운 만큼,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당내 불협화음이 뒤따를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어떤 후보가 당 대표가 되든 탄핵 이슈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당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문제는 정치 역사에서 계속해서 논의될 문제"라며 "여당의 공격이 계속되는 만큼 당 차원에서 대응책 등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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