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전 대통령 "사우디 왕실서 9000만달러 받아 사용"
오마르 알 바시르, 지난 4월 군부쿠데타로 축출된 후 부패 혐의 기소
【하르툼(수단)=AP/뉴시스】수단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사진 가운데)이 지난 6월16일(현지시간) 돈세탁과 거액의 외화 소지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했다. 2019.08.20
바시르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현재 코바르 감옥에 수감 중이다. 쿠데타 이후 바시르 전 대통령 자택에서 700만유로(약 94억원) 등 현금이 발견됐고 군부에 의해 돈 세탁과 불법 외화 보유 등 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수단 검찰 수사관인 아흐메드 알리 준장은 이날 법정에서 바시르 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압둘라 전 국왕 등 사우디 왕실로부터 9000만달러를 받았다고 인정했다고 발언했다.
알리 준장에 따르면 바시르 전 대통령은 "이 자금은 정부 예산이 아니다"라면서 "자금 사용처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알리 준장도 바시르 전 대통령에게는 자금 사용처를 증명할 자세한 자료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수단은 사우디가 예멘 내전 개입을 위해 구성한 아랍 연합군의 일원이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설치된 철창 속에 앉아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알리 준장의 발언을 들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거주지를 묻는 질문에 "공항지구와 육군본부를 거쳐 현재 코바르 감옥에 거주 중"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바시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지도자들이 외화를 보유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면서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이후 자택에서 발견한 자금으로 부패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합법적이지 않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알자지라는 사우디 당국은 바시르 전 대통령의 증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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