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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조선, 위치추적장치 '해제'…시리아行 의심

등록 2019.09.04 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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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 다르야호 제제 위반으로 억류됐다 풀려나

전문 사이트 "시리아 영해에 있는 듯"

【지브롤터=AP/뉴시스】지난달 17일 영국의 자치령인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새 이름 '아드리안 다르야 1'을 달고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2019.09.04

【지브롤터=AP/뉴시스】지난달 17일 영국의 자치령인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새 이름 '아드리안 다르야 1'을 달고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2019.09.04

【두바이=AP/뉴시스】이재우 기자 = 영국 자치령 지브롤터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란 유조선 '아드리안 다르야 1호(기존명 그레이스 1호)'가 시리아 해안에서 위치추적 장치(tracking beacon)를 껐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이란 정부의 부인에도 이란 유조선의 목적지가 시리아라는 의혹을 재점화하는 것이라고 AP는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앞서 아드리안 다르야 1호가 시리아 항구인 타르투스로 향할 것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이란은 아드리안 다르야 1호의 시리아행을 부인해왔다. 이란 당국은 이 유조선에 실려 있는 자국산 원유 210만배럴이 팔렸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의 제재 가능성 등을 이유로 누가 구매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선박 위치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아드리안 다르야 1호는 지난 2일 오후 4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다. 위치추적 장치가 꺼지기 전 이 유조선은 레바논과 시리아 해안으로부터 83㎞ 떨어진 지역에서 항해하고 있었다.

정보분석업체 리피니티브 수석 분석가인 랜지스 라자는 "아드리안 다르야 1호의 행동은 지중해 키프로스 인근에 도착하면 위치추적 장치를 끄는 다른 이란 선박들의 패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터키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고 시리아가 이란에서 매달 100만배럴 규모 원유를 수입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할 때 이 선박이 시리아에서 원유를 하역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라자는 "원유를 소형 선박에 옮겨 항구로 가져갈 수 있다. 이란산 원유가 시리아로 간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알려진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지브롤터=AP/뉴시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두 명의 작업자들이 영국령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던 '그레이스 1'의 이름을 지우고 있다. 이들은 이날 '아드리안 다르야 1'라는 새로운 이름을 선체에 써넣었다. 2019.09.04

【지브롤터=AP/뉴시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두 명의 작업자들이 영국령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던 '그레이스 1'의 이름을 지우고 있다. 이들은 이날 '아드리안 다르야 1'라는 새로운 이름을 선체에 써넣었다. 2019.09.04

유조선 전문 웹사이트 탱커 트래커스도 아드리안 다르야 1호가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탱커 트래커스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유조선이) 시리아 영해에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아드리안 다르야 1호는 지난 7월4일 이란산 원유 210만배럴을 싣고 시리아로 향해 유럽 연합(EU)의 대(對)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영국령 지브롤터 해역에서 영국 해군에 나포됐다.

지브롤터 당국은 이란 정부가 이 유조선에 실린 원유가 시리아로 향하지 않는다고 보증하자 지난달 18일 전격 석방했다.

미국은 아드리안 다르야 1호가 자국이 국외테러단체로 지정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이고 원유가 시리아로 향할 것이라면서 지브롤터 당국에 압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은 이후 아드리안 다르야 1호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뒤 국제사회에 이 선박과 접촉하거나 정박을 허용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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