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불기소 사건 기록열람·등사 범위 확대해야"

"신청권자·신청 범위 넓혀야"…국회에 의견

법무부 장관에 '신청 범위 제한' 개정 권고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불기소 사건기록의 열람·등사와 관련, 상위법령의 명확한 근거 없이 본인 진술에 기초한 서류에 대해서만 열람·등사를 할 수 있게 일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판단했다.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불기소 사건기록 열람·등사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그 신청권자와 신청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형소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법무부장관에게는 형소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불기소 사건기록의 열람·등사 신청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한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를 신속하게 개정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는 열람·등사의 신청권자를 '피의자·변호인·고소인(고발인)·피해자·참고인' 등으로 제한하고, 신청 대상을 '본인의 진술이 기재된 서류(녹음물·영상녹화물 포함)'와 '본인이 제출한 서류'로 제한하고 있다.

인권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불기소사건은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경우 언제든지 피의자를 기소할 수 있어 수사기밀을 유지할 필요성이 크고,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가 많아 참고인 등의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청 범위를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적은 본인 진술 및 본인 제출 서류로 제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 제1위원회는 "불기소 사건기록 열람·등사의 경우 형소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어 정보공개에 관한 기본법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데, 특별한 근거 없이 열람·등사 신청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법률 유보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처럼 불기소 사건기록 열람·등사의 신청권자와 신청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제출하거나 본인의 진술에 기초한 서류에 대해서만 열람·등사가 가능하다고 일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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