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사퇴는 고려 안해…이런 상황 이른 것에 심심한 사과"(종합)
"대구에 세 번 찾아갔지만 이용수 할머니 아직 못 만나"
2억대 아파트 현금 구매 논란에 "전에 살던 집 팔고 산 것"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가 3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시민당 당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3.31. [email protected]
윤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무엇보다도 우리 이용수 할머니와 하루속히 만나서 예전처럼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그동안 세 차례 할머니가 계신 대구를 찾아 뵈었지만 아직 못 뵈었다"고 말했다.
◇"쉼터, 시급히 매입해야 했던 상황…고가매입 아냐"
이날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자신과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상세하게 해명하며 반박했다.
경기 안성의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쉼터) 고가 매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사실 사전조사나 (가격을) 세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던 점은 있다"면서도 "당시 상황이 너무나 시급했고 빨리 매입하하는 촉구를 계속 받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매입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더군다나 저희가 봤을 때 땅값보다는 건축 자재의 질 등을 봤을 때 (가격이) 충분히 이해가 가능했고 건축기법이나 인테리어 등이 다른 일반 건축물보다는 훨씬 더 고급이었다는 평가를 자체적으로 했다"며 "운영위원회에서도 미리 답사를 해서 이곳이 좋겠다고 판단했고 매입 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이 함께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때도 모두가 좋다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매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이 2013년 7억5000만원에 구입한 이 쉼터와 관련해 주변 단독주택들의 2011년 1월부터 2015년 12월 거래내역(국토부 실거래가)을 제시하며 시세보다 비싸게 샀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당시 매입을 할 때 시세보다 싸게 매입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비싸게 매입한 것도 아니라고 저희는 알고 있었다"며 "그 집을 매입하기 전에 안성 지역을 세 군데나 돌아다녔는데 위치나 조건, 상황이 훨씬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이 집보다 싸지 않았다. 그 외에 이천이나 강화도 등을 다녔을 때도 이 가격보다 싸지 않았고 오히려 더 비쌌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비용 명목으로 1억원이 들어간 데 대해서는 "할머니들 방마다 (들어가는) 텔레비전, 식탁, 이불 등에 또 그곳이 숲속이기 때문에 보일러로만 난방을 할 수 없어서 벽난로를 설치했다"며 "할머니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게 되는 청소년들이 기거하기 위한 여러가지 물품 등이 다 고려돼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그러니까 건물을 구성하는 인테리어로 들어간 것은 없고 프로그램과 주거용으로 살기 위한 냉장고 등 생활필수품, 프로젝터 등 전자제품 등이 구입된 것"이라며 "할머니들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서 블라인드를 하나 하더라도 저희가 직접 다 가서 고급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10억으로 서울서 집 찾을 수 없어 안성까지 왔다"
안성 쉼터는 현대중공업이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쉼터 건립 사업에 지정기부금으로 낸 10억원이 재원이 됐다. 이와 관련해 당초 서울에 쉼터를 짓기로 한 사업계획을 현대중공업에 제시한 뒤 기부금을 받자 갑자기 경기 안성으로 사업지를 변경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윤 당선인은 "2012년 서울 마포에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세워졌는데 현대중공업 정몽준 회장이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수요집회에 나오셨다가 그 자리에서 김복동 할머니가 박물관 옆에 우리도 집을 마련해서 아이들도 만나 교육도 하고 우리도 쉬는 곳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현대중공업은 바로 그 이야기를 듣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부를 해서 이 일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현대중공업에서 박물관 옆 건물에 대한 예산조사를 잘못했던 것 같다"며 "10억으로는 마포의 어느 곳에도 그 집을 살 수 없었다. 저희가 서울에서 그 금액으로 도저히 (쉼터로 쓸 집을) 찾을 수 없어서 많은 기간을 그곳에서 헤맬 수 밖에 없었는데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괜찮다는 의견을 줬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34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해 보라색 리본 배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쉼터 관리 부친에게 맡긴 게 옳은 일은 아니었다"
쉼터 관리를 부친에게 맡기고 매달 관리비를 준 것과 관련해서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전신) 입장에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면서도 "개인적 입장에서 아버님께 죄송한 일이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공적으로 그것은 옳은 일은 아니었다"고 고개 숙였다.
윤 당선인은 "인건비를 지급하면서 사람을 고용했다면 지금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겠지만 당시에는 (정대협이) 지금의 정의연처럼 재단도 아니었고 재원도 충분하지 않았고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서 정상적 인건비를 (지출)한다는 것도 문제였다"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운영위원회에서 제 아버지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운영위원회에서 윤 당선인의 부친에게 쉼터 관리를 맡기는 방안이 제시됐고 그 결정에 따라 부친에게 관리를 맡겼다는 것이다. 그는 "(정대협)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분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관리비 지급 논란에 관해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컨테이너, 창고 같은 시설에서 지냈다"는 점을 부각하며 강변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또한 쉼터를 펜션처럼 운영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투쟁으로) 저희가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게 됐을 때 평화공간으로 계속 사용하자고 판단했고, 그래서 정의연과 연대하는 단체 워크숍 장소로 활용하려 했다"며 "단 기초 비용은 받아서 관리비로 충당하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체 워크숍 공간으로, 평화 공간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대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서 (개인적으로는) 대여하지 않았다"며 공익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 논란에 "상주가 통장 만드는 게 관례"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 당시 본인 명의의 개인 계좌를 통해 조의금을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그 부분으로 제가 검찰에 고발됐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잘 드러날 것이라 본다"며 "김복동 할머니 장례는 제가 상주로 장례위원회를 꾸렸고 상주로서 당시에 제 명의로 계좌를 내고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기부금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장례가 발생했을 때 그 장례를 진행하는 상주가 통장을 만들어서 집행하는 관례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경매를 통한 2억원대 아파트 현금 구입 의혹에 대해서는 "이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며 "경매를 아는 분들은 너무나 상식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나라에서 진행하는 경매는 당연히 현금으로 한다"고 반박했다.
곽 의원은 지난 2012년 3월 윤 당선인이 경매에 단독으로 응찰해 2억2600만원에 경기 수원의 아파트를 낙찰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자금 출처의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그러니까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경매로 사기 위해서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았던 것"이라며 "당연히 법무사를 통해 등기하면서 그 과정이 다 드러나 있다. 당시 아파트 매매 영수증까지도 다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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