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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통제했더니…사각지대 찾는 '메뚜기족' 기승

등록 2020.09.09 13:34:21수정 2020.09.09 13: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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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내 일부 통제…행락객 밀집 감소

마스크 착용 후 운동…한강 여가 풍경 변화

통제 사각엔 밀집 여전…한강·노상 취식 등

일부 일탈, 피로 확대 우려…"지키면 바보냐"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2020.09.09.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2020.09.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산발 감염이 늘어나면서 서울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 출입을 통제하는 강수까지 등장했으나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 강화 조치에 사회 구성원 다수가 동참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를 찾는 일부 시민들도 여전히 존재하는 탓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일탈 증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9일 뉴시스 취재 결과 일부 밀집지역에 대한 출입 통제 첫 날인 전날 한강공원에는 행락객 밀집 양태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뚝섬·반포 한강공원의 일부 밀집지역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또 매일 공원 내 전체 매점과 카페, 주차장도 오후 9시 이후 이용이 어려워졌다.

조치 이후 평소 다수 시민들이 텐트나 돗자리 등을 설치하고 밀집해 취식 또는 음주하면서 즐기던 공간이 폐쇄, 캠핑장을 방불케 하던 풍경은 사라졌다.

실제 이촌·반포·잠원·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방문객 밀집 양상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공원을 찾은 시민 수는 적지 않았으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걷거나 달리는 등 대체로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운동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방역 강화 조치 속에서도 일부 시민들은 통제 사각을 찾아 시간을 보냈다. 통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망원 한강공원 등에는 여전히 적잖은 행락객들이 붙어 앉아 담소하고 취식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여의도 한강공원 내 배달존에서 음식을 대기하는 시민들이 여럿 있기도 했다. 한강사업본부는 "일부 배달을 통해 한강공원에서 취식하는 것은 현행법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심 내 다른 야외 공간 등에서도 이른바 '노상 취식'을 즐기는 양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이를 방역 강화 조치 피로감에 의한 일탈 현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2020.09.09.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2020.09.09. [email protected]

다수 시민들이 방역 강화 조치에 동참하는 가운데 일부 일탈이 거리두기 피로감을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동체를 위한 고통 감내를 무의미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퍼질 수 있다고 보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시민 사이에서는 "거리두기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힘들어도 외출을 참고 있는데, 사각지대를 골라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기운이 빠진다"는 등의 토로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일탈이 늘어나면서 사회 내 심리방역이 무너질 소지도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과 학계 등에서는 거리두기 피로감 확대가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지적을 받게 된다면 주변 사람 걱정과 비판을 수용하고 즉시 행동을 바꾸는 용기를 보여 달라"는 등의 독려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등 지침을 당분간 준수해 달라는 호소도 나왔다.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재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앞으로 닷새 동안 최대한 집중적으로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효과가 나타나는 한 두주 이후엔 안정적인 상태로 코로나19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태 장기화에 따른 '코로나 우울'을 질병 코드로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 외출 자제 등이 불안감·우울·극단 선택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해석이 배경이라고 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만158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200~400명대에 이르던 신규 확진 규모는 방역 강화 조치 이후 100명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전국 곳곳 지역 내 집단감염 사례는 외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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