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동시간 타운홀 행사서 트럼프 맹공…"거짓말만 반복"(종합)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하고 싶어…강력히 촉구할 것"
"대법관 증원 입장 대선 전에 밝히겠다"…확대 지지 열어놔
"유색인종에 공정한 사법제도·부 창출 기회 만들 것"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ABC방송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언론을 바라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로 예정됐던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이 무산되자 타운홀 행사로 대체해 유세를 이어갔다. 2020.10.16.
진행자와의 설전으로 난장판이 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차분하게 행사를 이어가면서 코로나19 대응 정책, 대법관 수 증원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고 자신의 지지층인 흑인 등 유색인종 표심을 단속하는 모습도 보였다.
미 언론들을 종합하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ABC방송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부활절이나 여름 더위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고 사실이 아닌 것을 계속 말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백신 준비가 됐고 현재 3상 단계인 임상시험이 끝났다고 말한다면 나는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며 "사람들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백악관이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대신 주지사들과 시장, 카운티 관리들에게 미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하게 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대응도 피력했다. 그는 연방정부 차원의 검사 및 마스크 의무화, 과학자 권고시 봉쇄 조치 이행 등을 제시했다.
바이든 후보는 연방대법관 수 증원 문제에 대해 대선 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도 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대선 전 임명 여부에 따르겠다는 것인데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증원을 지지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바이든 후보는 '상원이 배럿 판사의 인준안을 표결한 뒤 연방대법관 수를 늘릴 용의가 있느냐'는 진행자 조지 스테퍼노펄러스의 질문에 "그 때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고려해 볼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투표하기 전 내가 어떤 입장인지 알 권리가 있다"면서 '대선 전 명확한 입장을 내놓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대법관 증원 반대 지지자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며 공화당을 지칭하는 듯 "그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의 이날 발언은 연방대법관 수 증원 문제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언급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자신의 입장이 정치화할 가능성에 그간 말을 아껴왔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은 배럿 지명자에 대한 대선 전 인준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나흘 간 상원 법사위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데 이어 22일 상원 전체회의에서 표결할 방침이다.
미 언론들은 배럿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가결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상원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공화당 의원은 수전 콜린스·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 2명에 불과하다. 1명이 더 이탈해 찬성 50표 대 반대 50표가 돼도 당연직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갖는다.
보수 성향 배럿 지명자가 임명되면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대 진보 3명의 보수 절대 우위로 구도가 된다. 이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잠재적인 대선 불복 소송을 비롯해 오바마 케어, 낙태법 등 굵직한 사건에서 보수적인 판결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ABC방송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의자에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0.10.16.
바이든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형사사법제도를 더욱 공정하고 좀 더 품위 있게 만들겠다"면서 "유색인종들이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지지층 표심 굳히기에도 나섰다.
정치에 환멸을 느낀 흑인 유권자의 질문엔 "젊은 흑인 여성과 남성이 투표하면 이번 선거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으면 흑인이 아니라고 해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해선 "그 누구도 인종, 종교, 배경에 따라 어떤 정당에 투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프리카계가 있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다시 설명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한 지난 1994년 유색인종 차별 논란을 야기한 강력범죄 처벌 강화법을 지지한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는 당시 법안을 지지한 것이 실수였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실수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법안은 흑인 의원모임 블랙코커스와 미 전역의 흑인 시장들의 지지를 받았었다"며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무산되자 이날 타운홀 행사로 대체해 유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비대면 토론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뒤늦게 NBC와 동시간대에 타운홀 행사를 개최해 간접적으로 대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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