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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행보' 거듭하는 정의선 회장…전기차·수소·로봇 등 집중점검 (종합)

등록 2021.02.18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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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행보' 거듭하는 정의선 회장…전기차·수소·로봇 등 집중점검 (종합)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올해 들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정 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올해 그룹 신년식을 취소하고, 신년메시지를 대체하는 등 조심스런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만큼은 1월 첫 해외출장에 나선데 이어 이달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만나 수소 동맹을 맺는 등 가히 종횡무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4~27일 3박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찾아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현장을 둘러보고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찬춘싱 통상산업부 장관 등과 차례로 회동, HMGICS과 관련된 미래비전을 공유했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참석 후 1년만의 출장이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산업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협력을 위한 노력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월 첫삽을 뜬 HMGICS는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시승·인도·서비스까지 고객의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개방형 혁신기지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추진된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시장 변화 및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연구하고 실증할 계획이다. HMGICS에는 건물 옥상에 고속 주행이 가능한 총 길이 620m의 고객 시승용 '스카이 트랙',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이착륙장,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패널 등이 설치된다. 향후 수소연료전지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 사용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HMGICS 내에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사람 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실증할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HMGICS를 통해 현대차그룹 고객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간단히 계약할 수 있으며 HMGICS는 주문형 생산 기술로 고객이 주문한 사양에 맞춰 즉시 차를 생산한다. 고객은 HMGICS 내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자신의 자동차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생산이 완료된 자동차는 HMGICS 옥상의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지고, 고객은 트랙에서 시승을 해본 뒤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정 회장은 16일에는 포항 포스코 청송대를 찾아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포스코에 수소트럭 1500대를 공급하고, 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 추진, 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등에서 다각적 협력을 추진한다.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포스코그룹이 수소를, 현대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양사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의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도 수소 관련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키로 했다. 정의선 회장의 광폭행보가 양 그룹의 협업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래 행보' 거듭하는 정의선 회장…전기차·수소·로봇 등 집중점검 (종합)

정 회장은 17일에는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를 찾아 연구중인 다양한 로봇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약 1조원 달러에 인수키로 하는 등 로봇사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지상 이동 로봇 '타이거'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타이거는 길이 약 80cm, 폭 약 40cm, 무게 약 12kg에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린 소형 무인 모빌리티로 성능이 뛰어난 오프로드 차량도 갈 수 없는 험난한 지형까지 지능형 로봇 기술과 바퀴를 결합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다.

최대 4.57m까지 벌릴 수 있는 유연한 다리로 포유류나 파충류의 보행 방식을 따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물이 있거나 바퀴를 이용해 지나기 힘든 지형을 통과해야 할 때는 로봇 다리의 보행 능력을 이용하고, 평탄한 지형에서는 4륜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속도를 내서 주행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친환경 ▲미래기술 ▲사업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차 준중형 전기차, 제네시스 크로스오버 전기차 등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출시, 글로벌 전기차 강자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현재 8개 차종에서 2025년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사업 브랜드 'HTWO(에이치투)', 전세계 수소, 에너지, 물류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연관 수소사업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고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에 적용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미래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의선 회장의 행보가 올해부터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시기이긴 하지만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드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대의 격변기가 도래했고, 현대차그룹 역시 올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아이오닉 등으로 테슬라에 도전장을 던진만큼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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