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BJ에 빠져 생활비 탕진' 제주 오일장 살인범 2심도 무기형

등록 2021.03.10 10:11:2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BJ에 빠져 결국 살인까지.."죄값 받겠다"

법원 "피해자 느꼈을 공포 상상 어려워"

항소심 "원심판단 법리오해 부분은 파기"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해 8월31일 제주시 도두1동 제주시민속오일시장 뒷편 이면도로 인근 밭에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2020.08.3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해 8월31일 제주시 도두1동 제주시민속오일시장 뒷편 이면도로 인근 밭에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2020.08.31.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의 항소가 기각됐다.

10일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는 강도살인 및 점유이탈물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30)씨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다만 검사가 항소한 법리오해 부분은 인정, 죄명을 강도살인 1죄로 봤다.

A씨는 지난해 8월30일 오후 6시50분께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이면도로 옆 밭에서 피해자 B(39·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던 A씨는인터넷 방송에 빠져 여성 BJ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가의 선물을 하며 생활고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5500만여원을 대출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일 대상자를 찾기 위해 오일장 부근을 배회하던 A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교통비를 아끼려 걸어가던 피해자 B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해 피해자 가족과 여론의 공분을 샀다.

A씨의 우발적 범행 주장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해자 아버지의 청원글이 올라와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김원준(왼쪽 세번째) 전 제주경찰청장이 지난해 10월28일 '제6회 테마가 있는 걸어서 동네 한바퀴' 일환으로 지난 8월말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제주시 도두동 민속오일장 인근 도로를 방문, 피해자를 위해 묵념하고 있다. 2020.10.28.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김원준(왼쪽 세번째) 전 제주경찰청장이 지난해 10월28일 '제6회 테마가 있는 걸어서 동네 한바퀴' 일환으로 지난 8월말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제주시 도두동 민속오일장 인근 도로를 방문, 피해자를 위해 묵념하고 있다. 2020.10.28. [email protected]

피해자 아버지는 지난해 11월 열린 1심 결심공판 법정에 나와 "강도 살인에 대한 법령에 정해져 있는 그대로 최고형을 내려달라"면서 "피고인을 영원히 격리 조치해야한다"고 엄벌을 호소했다.

당시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저지른 죄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 마땅한 죄값을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A씨는 2심 공판에 이르러 "BJ에 빠져 살인을 저질렀다는 언론 보도는 과장된 측면이 많다"며 억울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강도살인죄는 반인륜적인 범죄로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으며, 죄질이 극히 나쁘다.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충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면서 "피해자 유족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을 존중했다.

재판부는 "2심에 이르러 양형에 감안할 조건 변화가 없고, 원심 판단이 재량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아직도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하고,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무기징역 선고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