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접종후 혈전증 몇건? 10만명당 자연발생률은?
유럽 일부 국가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
혈전증, AZ "1700만명중 37건"·EMA "500만명중 30건"
국내에선 폐색전증 진료 인원 1년 1700만명 추산
[서울=뉴시스]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계획대로 예방접종을 진행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으로 혈전이 발생했다는 징후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한국은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이다. 유럽의약품청(EMA) 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혈전의 원인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정성원 기자 = 유럽 일부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일부 제조번호나 전체 물량에 대해 접종을 중단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중단 이유로 밝힌 혈전이 화두가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 후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혈전)로 인한 질환(혈전증) 사례가 신고됐고, 백신과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접종을 멈춘다는 게 중단 배경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혈전증을 일으켰다는 근거가 없다며 접종을 계속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도한 공포에 앞서 우선 실제 접종 이후 혈전 관련 질환이 발생한 사람이 몇명이나 되는지 알 필요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사에 따르면 유럽과 영국에서 자사 백신을 접종한 약 1700만명 중 혈전증 관련 신고 건수가 37건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혈전증을 신고한 사례가 없으며 사망 사례 1명에게서 부검 시 육안으로 혈전증이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으나 현재로선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예방접종으로 혈전증이 발생했다면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유병률(자연발생)보다 더 많은 환자가 나와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를 가늠할 때 접종 전후 유병률 등을 비교한다.
해외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이 혈전증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고령일수록 높아져 80대가 되면 10만명당 500명 이상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다음은 현재까지 알려진 접종 후 혈전증 보고 사례 등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혈전증이란 무엇인가.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덩어리로 흔히 피떡이라고도 부른다. 이 덩어리가 혈관을 막아 혈액이 흐르지 못하게 돼 생기는 질환을 혈전증이라고 한다. 혈전증은 크게 심부정맥에 발생해 주로 팔과 다리에 나타나는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로 향하는 혈관을 혈전이 막아버려서 생기는 '폐색전증'이 있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 후 혈전증은 몇건이나 신고됐나.
"현지시간으로 이달 14일 아스트라제네카사는 혈전증이 화두가 되자 유럽연합(EU)과 영국(UK)에서 이뤄진 1700만명의 백신 접종자 이상반응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8일 기준 1700만명 가운데 심부정맥 혈전증이 15건, 폐색전증이 22건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임상시험에서도 혈전증은 대조군보다 백신 접종군에서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의약품청에 따르면 11일 기준 영국을 제외한 유럽 경제 지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500만명 중 혈전증 보고 사례는 30건이다."
-혈전증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게서만 관찰되나.
"영국은 우리처럼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함께 접종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970만명 가운데선 심부정맥 혈전증이 14건, 폐색전증이 13건 보고돼 27건이었고 화이자 백신은 1070만명 중 심부정맥 혈전증 8건과 폐색전증 15건 등 23건이 신고됐다. 인구 100만명당 아스트라제네카에선 2.78명, 화이자에선 2.15명 발견된 것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국에선 발견된 사례가 있나.
"17일 0시 기준 예방접종자 62만1734명 중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의심 신고 건수는 1.45%인 9003명이다. 이 가운데 혈전증이 의심돼 신고받은 경우는 없다."
-접종 후 사망 신고 사례 1명으로부터 혈전증 소견이 나왔다는데.
"해당 사례는 기저질환이 있는 60대로 2월26일 접종 8일이 지난 3월6일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진료 중 당일 사망했다. 12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심의 당시 부검 육안 소견에서 혈전증이 있다고 언급됐지만 피해조사반은 ①접종과 이산반응 간 시간적 개연성이 낮고 ②장기간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③사망 전 의무기록 검토 결과 예방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신 공식적인 부검 결과가 나오면 추가 심의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을 안 한 상태에서 혈전증은 얼마나 생기는 질환인가.
"2016년 미국 연구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 발생하며 나이대가 올라갈수록 늘어나 80대에선 10만명당 500명 이상이 발생한다고 보고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폐색전증과 관련해 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1년에 1만7000여명 정도가 진단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른 백신에서도 혈전증이 발생한 사례가 있나.
"2016년 발표된 '미국 여성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HPV4) 백신 접종 후 정맥 혈전색전증 위험 평가' 논문에 따르면 미국 9~26세 여성 65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HPV4 142만3399건을 접종한 결과 접종 77일 이내에 확인된 혈전색전증 의심 사례 279건 중 혈전색전증으로 분류된 경우는 53건이었다.
다만, 53건 모두 HPV4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건들 중에선 피임약 사용 23건, 응고 결함 상태 16건, 이식, 수술, 정맥 인공관 삽입 12건 등 혈전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위험 사례들이 함께 발견됐다."
-국내외 보건당국 입장은 어떤가.
정은경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보다 백신 접종을 많이 진행한 유럽에서 사례 분석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례 모니터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접종은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상반응은 과학적 정보를 모아 모니터링하면서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정 청장은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으로 3월 예방접종 대상인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관 등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에머 쿡 EMA 청장은 16일 "입원·사망 위험과 관련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점이 부작용의 위험을 능가한다고 여전히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15일 "다양한 코로나19 백신이 전세계에서 3억회분 가량 투여됐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서 혈전이 발생하는 비율은 일반인 발생 가능성보다 낮다"고 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백신 안전 책임자인 필 브라이언 박사는 지난 11일 "덴마크에서 보고된 혈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의해 발생했다는 건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접수된 혈전 보고는 백신 접종 인구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숫자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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