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우리나라 '1인·2인가구'가 62.1%....가구 단위 '새로운 표준' 되다

등록 2021.05.30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 발표

1인가구 72% "향후 혼자 살 의향"

'비혼 차별 폐지' 아직 공감대 낮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정심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5.2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정심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한국의 전체 가구 중 1인·2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62.1%로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 독신과 동거, 무자녀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국민의 수용도도 높아졌다.

여성가족부는 28일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중장기 정책 수립을 위해 3년마다 실시되는 국가 승인 통계다.

지난달 발표된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은 동거·비혼 가구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수용하는 제도 마련에 정책 방향을 뒀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실제로 한국 사회의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드러내 정책 추진의 근거가 될 전망이다.

1인가구 30.4%, 10년 전에 비해 2배 증가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30.4%, 2인 이하 가구 62.1%로 1인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1인가구는 2010년 15.8%→2015년 21.3%→2020년 30.4%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지난 2015년 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해서 가장 큰 변화로 "그동안 전형적인 가족으로 생각하던 부모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2010년 조사에서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구가 48.4%에서 2015년에는 44.2%로, 2020년에는 31.7%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산업화 이후 한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던 '핵가족'이 더 이상 표준적인 가족 형태가 아니게 된 셈이다.

다양해진 가족 형태만큼 가족의 다양한 생활 방식에 대한 수용도도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절반 정도가 비혼 독신(53%), 비혼 동거(46.6%), 무자녀(52.5%)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가족 형태 및 생애주기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혼 출산(15.4%), 비혼 동거(26%)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0대의 경우 비혼 출산(23%), 비혼 동거(46.6%)에 대한 동의비율이 전체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서울=뉴시스] 삶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대한 동의(대체로 그렇다+매우그렇다) 비율-2015년과 비교 (제공=여성가족부)

[서울=뉴시스] 삶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대한 동의(대체로 그렇다+매우그렇다) 비율-2015년과 비교 (제공=여성가족부)


2030세대,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 높아

부부 생활과 부모-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지난 조사에 비해 모두 높아졌다.

배우자와의 대화 시간, 의사 소통 및 전반적인 만족도는 57%로 2015년(51.2%) 대비 5.8%p 증가했다. 특히 20대(78%)와 30대(67.9%) 젊은 연령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대 부부의 경우 가사와 자녀양육을 동등하게 분담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전 연령대에서 '시장보기·식사준비·청소 등 가사 노동'과 '자녀양육·교육'을 아내가 하는 비율이 각각 70.5%와 57.9%로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29세 이하는 부부가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이 '가사 노동' 56.4%, '자녀양육 및 교육' 49.2%로 가장 높았다.

다만 12세 미만 자녀 돌봄 분담과 관련해 자녀 등·하원(교), 일상 생활 돌봄 등 9개 모든 항목을 아내가 도맡아서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준비물 챙기기(83%), 일상생활 돌봄(77%), 자녀학습 관리(74.9%)에서 높아 '돌봄'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었다.

이정심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전반적으로 남성들의 가사 수행 참여가 늘었지만 돌봄 영역은 여전히 아내가 수행하는 비율이 높다"며 "양육은 여성이 잘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이 아직까지도 뿌리 박혀 있는 경향이 있다. 성평등한 돌봄을 할 수 있도록 평등 정책을 좀 더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자녀가 있는 응답자의 67.4%가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하여 2015년 대비 5.7%p 상승했다. 청소년 자녀 중 부모와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아버지와의 관계 65.6%, 어머니와의 관계 79.6%였다.

비혼 동거 가구는 2%대로 집계됐다.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 중 2.8%가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동거하는 '비혼 동거'였다. 그중 세 명 중 한 명이 향후 혼인 신고 계획이 없다(29.7%)고 답했으며, 고령층일수록 혼인 신고 계획이 없는 것(60대 59.5%, 70대 이상 75%)으로 나타났다.

비혼 동거 사유는 경제적인 이유(31.0%), 결혼 제도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려고(18.9%), 살아 보면서 상대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고(18.6%) 순이었다.

1인가구 72.1% "향후 혼자 살 의향 있다"

이번에 처음 실시된 1인가구 대상 조사 결과, 여성(53%)이 남성(47%)보다 많고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 1인가구의 과반(61.1%)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1인가구 중 72.1%가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해 앞으로도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별로 70대(26.7%), 60대(19%), 50대(15.4%), 20대(13.6%), 30대(13%), 40대(11.3) 순으로 70대와 20대가 가장 많았다.

혼인상태는 미혼 40.2%, 사별 30.1%, 이혼 또는 별거 22.3%, 유배우 7.4% 순이었다.

1인가구로 생활하는 주된 이유는 "학업이나 직장(취업)"(24.4%), "배우자의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 순으로, 20~40대는 학업·취업 사유가, 60~70세 이상은 배우자의 사망이라고 응답했다.

생활비는 본인이 마련한다는 비율이 69.5%로 가장 높았다. 20대의 23.5%는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었고, 60대의 24.7%와 70세 이상의 45.7%는 공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1인가구는 전 연령에 걸쳐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어렵다(42.4%)고 답했다. "문제나 걱정거리에 대하여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15.2%였으며, 여성보다 남성이(남성 20.4%, 여성10.6%), 연령이 높을수록(50대 18.4%, 60대 21.4%) 사적 관계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정책으로 "주택 안정 지원"(50.1%)이 가장 높았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주거 안정의 요구가 80% 수준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현재의 주택청약제도에서 1인가구가 소외돼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양한 가족 형태 지원 공감…'비혼 차별 폐지'는 공감대 낮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4.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4.27. [email protected]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가 한부모 가족 지원(70.7%)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미혼부·모 가족 지원(61.3%), 1인가구 지원(49.1%), 법률외 혼인(사실혼, 비혼동거)에 대한 차별 폐지(35.7%) 순이었다.

여가부는 "한부모나 미혼모·부에 대한 지원정책이나 1인가구에 대한 지원정책은 그동안 상당히 많은 시간 동안 추진해 온 정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도 높고 동의 비율이 높게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법률외 혼인(사실혼, 비혼동거)에 대한 차별 폐지에 공감대가 낮은 데 대해서는 "고연령층 대비하여 젊은 연령대의 동의비율이 높게 나와서 최근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가족 다양성에 대한 정책의 수요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가부는 향후 급격히 증가하는 새로운 가족 형태와 가치관 변화에 맞춰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가족 형태별 생애주기를 반영한 지역 기반의 가족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비혼 단독 출산에 대한 연구와 사회적 논의 추진을 포함한 바 있다.

정영애 장관은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개인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모든 가족을 차별 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생애주기에 맞는 가족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확대하고,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