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떠나는 최재형에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직격(종합)
'崔 사의 표명' 당일 면직안까지 재가하며 속전속결
靑, 사표 수리 공식 절차 완료 전까지 '침묵'…불쾌감
文 "임기 보장 정치적 중립성 지키기 위한 것"…쓴소리
靑, 과거 감사원장 사퇴 이유 일일이 열거…비판 동참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최 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의원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최 원장이 이날 오전 감사원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유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밝혔다'고 말한 후 8시간50분 만에 공식적인 '사표 수리 절차'까지 '속전속결'로 완료한 셈이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까지 최 원장의 사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표 수리는 절차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전했다. 사실상 '사의 수용'이란 뜻으로 해석됐지만, 통상 문제가 불거진 인사의 사의 표명 후 사의 수용 여부를 밝혀온 과거와 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가장 최근 지난 6월4일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공군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문 대통령은 2시간여 만에 "이 총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과 '임기 도중 사퇴', '야권 후보로 대권 도전' 등의 요소가 겹치는 최 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은 불쾌감으로 해석됐다. 야권후보로 대권 도전을 위해 임기 도중 사퇴한 것은 윤 전 총장과 비슷하지만, 최 원장은 대권 경쟁에 막이 오른 시점에 자리를 떠난다는 점에서 그 목적이 더 '노골적'이란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당시와 달리 즉각 최 원장의 사의 수용을 밝히지 않은 데에는 정부의 고위공직자가 사퇴 후 바로 대권주자로 옮겨가는 것이 올바른 사례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라며 "지금의 흐름에서 사표를 반려할 수는 없지만, 문 대통령이 나서서 사의 수용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재형 감사원장 사표 수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 또한 문민정부 이후 임명된 감사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력 등을 일일이 설명, "전례에 비춰볼 때 임기 중 중도 사퇴는 문민 정부 이후 '전대미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최 원장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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