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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둘이 얘기 좀 합시다"…바이든은 왜 먼저 전화 걸었나

등록 2021.09.10 20: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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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미중 정상 통화…바이든 요청으로 성사

바이든·시진핑, 10년 인연…정상급 대화 효과 가늠 의도

미중 관계 급랭에도 교역 규모 막대…공동 문제 협력 필요도

[서울=뉴시스]2011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비즈니스 대화. (사진: 중국 외교부) 2021.9.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011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비즈니스 대화. (사진: 중국 외교부) 2021.9.10.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9일(현지시간) 7개월 만에 성사된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일련의 실무 회담에도 미중 관계 돌파구가 열리지 않자 직접 나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미중 정상으로 서로를 대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지만 둘의 인연은 10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돼 약 90분간 이어졌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3주만에 통화를 하고 약 7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아직 대면 만남은 갖지 못했다.
 
통화 결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미국 백악관은 "두 정상은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양국의 책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역시 '양국 관계의 정상궤도 회복'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은 여러 차례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지만 매번 평행선만 달렸다. 미국은 중국이 일련의 대화에서 선전에만 치중할뿐 진지하게 실질적 대화를 할 의향이 없다고 느꼈다고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관료들의 이런 태도에 답답함을 느껴 정상 통화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화는 중국 내 시 주석의 막강한 권력을 고려할 때 정상급 대화의 효과를 가늠하기 위한 '테스트'(시험) 이기도 했다고 미 CBS는 분석했다.

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은 매우 현저한 방식으로 권력을 중앙집권화 했다"면서 "정상 수준의 관여가 일을 진전시키는 데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들은 훈수를 두거나 거들먹거리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를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할 능력이 있다"면서 "두 정상 모두 자신들 견해에 대해 솔직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각각 미국 부통령과 중국 부주석이던 2011년부터 수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양자 회담, 저녁 식사, 기업인 대화 등을 통해 다양한 교류를 했다.

시 주석은 2013년 12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그를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환대했다. 바이든 역시 당시 한 행사에서 시 주석과의 '우정'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2월 CBS 인터뷰에서는 "부통령 때 그와 개인적인 만남을 24~25시간은 가졌고 1만7000마일(2만7358㎞)은 여행했다. 나는 그를 잘 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후 변화 등 공동의 문제를 놓고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미중 관계 급랭에도 양국 간 교역 규모가 여전히 막대한 수준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CNBC는 금융 정보업체 윈드 인포메이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7월 중국의 대미 수출과 대미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9%, 50.4% 늘었다고 분석했다.

미중 정상이 다시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양국 관계에 실질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인권, 남중국해, 사이버 안보, 불공정 무역 관행, 코로나19 등 양국이 부딪히고 있는 사안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다.

일각에선 이날 통화를 계기로 미중 대면 정상회담에 속도가 붙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시 주석은 현재로선 G20 정상회의에 화상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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