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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린 택소노미 초안 공개…천연가스·원전도 친환경 분류

등록 2022.01.02 18: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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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조건 적용 강조했지만 환경운동가들은 반대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 올라프 숄츠 독일 신임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정상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1.12.17.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 올라프 숄츠 독일 신임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정상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1.12.17.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유럽연합(EU)이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 등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한다는 지속가능 재정 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 초안이 공개돼 파장이 예고된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EU 집행위원회가 2일(현지시간)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 관련 프로젝트를 EU의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킨다는 초안을 지난달 31일 회원국들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린 택소노미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위기 해소 등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을 '친환경'으로 분류해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고자 마련된 일종의 기준이다.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에 대해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계획, 자금, 부지가 있다면 원전 투자가 '친환경'으로 분류될 수 있다. 신규 원전이 친환경으로 분류되려면 2045년 이전 건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발전소의 경우에도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마련한다는 전제 하에 수명 연장을 하는 것도 친환경으로 분류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한 투자도 ㎾h(킬로와트시)당 탄소 배출량이 270g 미만이고, 오염도가 높은 화석연료 발전소를 교체하고, 2030년 12월31일까지 건축 허가를 받고 2035년 말까지 저탄소 가스로 전환하는 계획이면 '친환경'으로 분류된다.

EU집행위는 이와 관련해 "과학적인 조언과 현재의 기술적 진보, 회원국 간 다양한 과도기 과제 등을 고려할 때 집행위는 재생가능한 미래를 향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은 이러한 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천연가스 발전 시 배출되는 탄소량은 화석연료 발전 시 나오는 양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구 온난화 주범인 메탄의 유출과 관련이 있다. 또 원자력 발전은 탄소 배출량은 매우 적지만 방사능 폐기물 처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친환경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느냐는 주장이다.

필립 램버츠 유럽녹생당 공동총재는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인해 유럽 연합이 '지속가능한 금융'을 선도하는 시장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에 EU집행위 측은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에 관련해선 특정 조건 하에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U 소속 국가 간에도 견해 차가 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 등과 함께 원자력 발전에 반대한다. 그러나 체코, 핀란드,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전체의 70%를 원자력 발전을 통해서 얻고 있다. 또 원자력 발전이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연료를 단계적 감축하는데 결정적인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U 소속 국가들과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초안을 면밀히 검토해 이달말 최종안을 도출해낼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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