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2회 선제검사 고육지책…정상등교 괜찮나
오미크론 유행 속 검사 확대 나서는 교육부
교육결손 계속…안전한 등교확대 원칙 고수
전문가들 "검사 늘려도 교내감염 못 막는다"
서울 학생 확진율 '더블링'…등교 중지 속출
결국 원격수업 갈까…"준비는 해 두고 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장 영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2022.02.17. [email protected]
방역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세가 커 검사를 확대해도 교내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미 저연령층인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교육부는 다음달 7~11일부터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에게 주 1~2회 신속항원검사(RAT) 자가검사키트 선제검사를 권고하는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학교 방역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놨다.
이보다 앞선 7일에는 교내에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학내에서 발생할 접촉자를 방역 당국이 아닌 학교가 자체 조사하는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에 맞춰 기존의 '3T'(검사-추적-치료) 전략을 고위험군 우선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변경한 데 따라 내놓은 학교 방역 체계의 골자다.
여기에 전교생 중 확진자 3%, 격리자 등 등교중단 학생 15%를 기준으로 삼아 학교가 정상 교육활동 재개 수준을 스스로 판단하는 학사운영 방안을 함께 내놨다. '3%, 15%' 두 기준 모두 넘어서면 일부 학년, 학급에서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
통상 학교 현장이 새 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마련하려면 2주의 시간이 걸린다. 교육부가 3월2일 새 학기 시작을 꼭 2주 앞둔 지난 16일 선제검사 방안을 추가로 내놓은 것은 등교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감염을 최소화하는 '안전한 학교', 교육결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활동 정상화' 두 원칙에 입각해 등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등교를 확대해야 하고, 감염은 최소화해야 하다 보니 교육부가 검사 확대를 꺼내들게 된 셈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브리핑에서 "학부모, 학생들 그리고 교직원 여러분이 조금은 불편하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함께 애쓰면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학교 일상회복을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다"고 선제검사 참여를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7일 교육부가 발표한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학사 운영 방안'에 따르면 다음 달 새 학기부터 초·중·고등학교는 재학생 3%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감염 관련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이 15%를 초과할 경우 '정상 등교'를 중단할 수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교육부가 내놓은 학교 접촉자 자체조사 체계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도 고려됐다. 교육부는 16일 선제검사 방안 발표 자료에서 "주2회 선제검사가 안착되면 학교의 접촉자 자체조사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도 학교 자체조사 결과나 과정에 대해 "학교 현장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방역 전문가들은 등교를 확대해야 하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감염 최소화라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미 일일 신규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서 10만명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주2회 학생 선제검사 방안에 대해 "오늘 음성이었던 사람이 내일 모레 양성이 될 수 있다"며 "오미크론 유행에서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교내 집단감염 우려가 큰 만큼 교육부가 선제검사 대책을 내놓았을 수 있다"면서도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높은 만큼, 감염됐을 확률이 높은 대상자들에게 집중적으로 검사를 하는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라 제언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RAT는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지금처럼 발생률이 높은 상황에서 무증상 감염자의 배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비용 효과적인지 분명하지 않다"며 "유증상자 대상 PCR 검사 강화가 이상적이겠지만 어렵다면 유증상자에 대한 등교 제한 등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설명했다.
감염을 틀어막을 수 없는 만큼 고위험군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등교 수업과 대면 교육활동을 다소 포기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정상 등교와 안전한 학교 두 원칙을 지키려는 교육부가 택하기 쉽지는 않다.
[서울=뉴시스] 16일 교육부는 다음 주부터 총 6주 동안 사용할 RAT 자가검사키트 6050만개를 확보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생과 교직원이 등교 전날 자택에서 키트를 사용해 자신의 증상을 파악하고 무증상 감염을 방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제검사가 의무는 아닌 권고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초등학교 교장은 "겨울방학 전에는 20명 학급에 6명이 코로나로 못 나왔다면, 올해는 6명밖에 못 나오는 상황"이라며 "교육부가 정상 등교를 하겠다고 하지만 가능성은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결국 교육부가 감염 확산세가 큰 시·도에 대해 지난해와 같은 학교 밀집도 제한이나 전면 원격수업에 나서는 이른바 '플랜B'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교육부는 '1학기 학사운영 방안'에서도 "지역·전국 단위 원격수업 전환은 전국적인 감염, 등교 상황, 위험도 점검 결과 등을 바탕으로 교육부, 시도교육청, 방역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1주 전 정도의 감염과 그 이후의 감염 예측치 정도 등에 대해 질병청, 전문가들과 협의 중"이라며 "현재 원격수업을 전제로 하는 방안보다는 탄력적으로 학교나 지역에 따라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다양한 방안은 모색하고 있고 준비는 해 두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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