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출신 장악해 '낙제점' 받던 법무부, 한동훈發 정상화 기대감
한동훈 취임 후 법무부간부 출신 변화 조짐
文정부서 '탈검찰화' 기조로 민변 대거 발탁
업무평가 4년 연속 최하…"법무행정 이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윤석열 정부 들어 법무부 주요 간부들의 이력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들이 주로 임명된 바 있다.
그러나 법무·검찰 행정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하지 않고 특정 단체 출신의 외부인사로 채운 탓에 법무부가 업무평가에서 잇따라 낙제점을 받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 후 다시 검찰 출신 인사들로 대거 발탁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재(再)검찰화'가 되는 셈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법무부 탈검찰화 정책 시행 결과, 법무부의 업무 전문성, 연속성 저하 등의 문제점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추진했다. 범죄예방정책국장에 처음 비(非)검찰 인사 기용을 시작으로 인권국장, 법무실장,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을 외부 개방직으로 전환했다.
특히 법무부 주요 보직이 민변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기도 했다.
정권 초기 민변에서 활동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과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각각 법무실장과 인권국장에 임명됐다. 차규근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민변에 소속된 이력이 있었다. 인권국장을 거친 이상갑 법무실장 역시 민변 출신이다. 가장 최근에 임명된 위은진 인권국장도 마찬가지다.
민변 출신 등용은 만족할 만한 기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업무평가에서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자가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등 법무부의 전자감독 제도가 빈틈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탈검찰화에 따른 외부인사 등용만이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 힘들지만, 법무부 안팎에선 아무래도 외부인사들은 법무·검찰 행정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후보자도 오는 17일 취임하게 되면 이런 점을 감안해 법무부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법무·행정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인사라면 검찰 출신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적극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4개월 뒤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도 고려 요소다.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직접수사 범위 등에 관한 대통령령을 마련하기 위해 법무실장 등의 보직에 형사사법체계에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에 취임하면, (탈검찰화로 인한 문제점 등) 이러한 점을 분석해 내외를 가리지 않고 우수한 인재를 등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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