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새 코인 만들자"...고래는 `찬성' 개미들 `반발'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들던 루나(LUNA)가 휴지 조각이 됐지만 '권도형의 꿈'은 계속되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테라 생태계 부활시키자며 새로운 코인을 만들기 위한 투표를 진행 중이다. 전체 투표율은 반을 넘지 않았지만 고래 투자자들이 그의 손을 들어주며 찬성 의견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태다.
20일 테라 블록체인 지갑 사이트 테라스테이션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1분 기준 투표율은 45.01%(1억6952만5085표), 이 중 79.09%(1억3407만7607표)가 테라 생태계 재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0.33%(55만1936표), 기권은 4.49%(761만7611표), 거부권이 있는 반대표는 16.09%(2727만7929표)로 집계됐다.
현재 투표는 정족수를 만족한 상태지만 아직 전체 투표율은 절반을 넘지 않은 상황으로 결과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테라스테이션 투표는 테라 생태계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홀더'(코인 보유자)들만 참여가 가능하게끔 제한된 거버넌스 투표다.
전체 투표율이 적다고 하더라도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거부권 비율이 33.4%를 넘으면 찬성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제안은 통과되지 않는다. 투표는 25일까지 진행된다. 현재까지 거부권을 행사한 검증인 5곳의 거부권 비율이 그 절반에 그쳐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거부권을 행사한 검증인은 국내 인프라 서비스 업체 'DSRV', 해외 블록체인 서비스 업체 '올노드'(Allnodes),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업체 '솔리드스테이크'(SolidStake), '스테이크시스템'(stake.systems), '스테이크5랩'(Stake5 Labs) 등이다.
테라 블록체인 지갑 사이트 테라스테이션에서 진행되고 있는 '테라 빌더스 얼라이언스: 리바이벌 테라 네트워크' 투표. 해당 투표는 테라 블록체인의 재건을 위해 블록체인은 하드포크해 새로운 네트워크와 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테라스테이션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권 대표가 제안한 내용은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하드포크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자는 것이다. 기존 테라 체인과 루나 코인은 각각 테라클래식, 루나클래식(LUNC)로 명명하고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에 기축 토큰으로 새로운 '루나'를 새로 발행하자는 생각이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의 업그레이드 방식이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새로운 블록체인이 하나 생겨나는 것이기에 당연히 해당 블록체인 내 암호화폐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권 대표의 이런 계획은 '고래'(대규모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새로운 코인은 기존 테라-루나 보유자들에게 분배되기 때문에 기존에 테라-루나 보유량이 많을수록 새 루나 코인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새로운 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권 대표의 제안에 반기를 들었다. 테라 리서치 포럼의 한 회원은 17일(현지시각) "여론이 어떤지 알기 위해서 (권 대표의) 투표 제안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커뮤니티 회원이면 모두가 참여 가능한 투표를 진행했다.
권 대표의 거버넌스 투표에 앞선 일종의 사전 투표로 90% 이상의 압도적인 회원들이 '테라 블록체인의 하드포크를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투표는 코인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커뮤니티 회원이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거버넌스 투표는 루나 보유량이 많을수록 행사 투표권도 많아지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반영될 확률이 낮다. 권 대표는 투표가 완료되면 통과될 경우 27일부터 테라 블록체인 하드포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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