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빼는 외국인"…그래도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은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정책 공백 여파
반도체와 방산 등 선별적 종목 순매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전광판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순매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래도 국내 소프트웨어, 반도체, 방산, 2차전지 등을 장바구니에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4일부터 직전 거래일인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43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지난 9일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순매도세를 지속했다. 다만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수급이 예상보다 부정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패턴을 보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와 정책 공백에도 비중 축소 속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을 견인한 주체는 오히려 개인으로 개인 비중 축소 영향에 투신, 은행, 보험 등 리테일에 가까운 주체들도 매도 압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1위는 네이버(NAVER)로 이 기간 2783억원 순매수했다. 그 다음 SK하이닉스(2227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77억원), 크래프톤(992억원), 유한양행(74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743억원), 두산에너빌리티(651억원), 엔씨소프트(621억원), 우리금융지주(555억원), 카카오(538억원) 순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2일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높였다.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10% 상향을 반영한 결과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커머스 분위기는 지난 10월 말 네이버+ 스토어 출시와 지난달 넷플릭스 멤버십 제휴에 공격적인 마케팅이 더해지며 시장 성장률 상회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애플리케이션(앱) 일간활성이용자수(DAU)의 25%가 홈피드, 홈피드 트래픽 40%가 1030세대로 구성돼 있어 네이버 앱으로 젊은 층 유입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수혜가 예상됐던 관련주는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게 밸류업 관련주다.
순매도 상위종목 1위는 삼성전자(-1조664억원)로 직전달과 동일했고, KB금융(-4103억원), 신한지주(-1557억원), 현대차(-1427억원), 삼성전자우(-885억원), 두산(-836억원), 고려아연(-636억원), 이수페타시스(-613억원), LG화학(-566억원), 하나금융지주(-560억원)가 뒤따랐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은 평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우량주를 싸게 담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 선별적 종목 순매수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 소프트웨어, 반도체, 방산, 2차전지 비중을 확대한 포석"이라며 "(반대로) 정책 영향력으로부터 민감할 수 있는 종목군을 주로 순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과대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이 지속되는 동시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강보합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