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종부세 완화 2주…서울 아파트 매물 4.2% 줄었다
"급할 것 없어졌다" 내놓은 매물 회수 분위기
용산구 제외한 24개 자치구 모두 매물 줄어
매수심리 위축돼 집값 변동 영향 낮다는 분석
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심화…역대 최저 수준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949건으로 종부세 완화안 발표 직전인 지난달 20일 6만4668건에 비해 2719건(4.2%) 줄었다.
자치구별로는 용산구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매매 물량이 줄었다. 도봉구가 지난달 20일 2207건에서 지난 4일 2037건으로 7.8%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양천구와 서초구도 각각 7.1%, 6.9% 감소했다. 이외에 ▲구로구(-6.5%) ▲노원구(-5.7%) ▲강서구(-5.0)% ▲송파구(-4.7%) ▲강동구 -4.5% 등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세제개편안을 통해 종부세 과세 기준을 현행 주택 수에서 가액 기준으로 바꾸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주택자·다주택자 관계 없이 주택 가격을 합산한 과세표준에 따라 0.5~2.7%의 세율이 적용된다. 전년 납부세액과 비교해 세금 상한을 묶는 세 부담 상한도 주택 수와 상관 없이 150%로 제한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말 4만5296건에서 올해 7월 초 6만4770건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이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방안이 예고된 상황에서 본격적인 개편안 처리에 앞서 일단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마당에 다주택자들 입장에선 급할 게 없어졌다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최근 아파트 매물 감소는 다주택자 종부세 완화 영향 외에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소요는 없어 보인다"며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대로 통과가 되는지 여부를 지켜보고 나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해도 되기 때문에 매물을 일시적으로 거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보다 0.4포인트 하락한 84.6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9일부터 13주 연속 하락하며 지난 2019년 7월8일 조사(83.2) 이후 약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우 팀장은 "종부세 완화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 회수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주택자 매물 감소 보다 매수세가 더 크게 줄었기 때문에 집값이 다시 반전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 가뭄이 심각한 상태에서 종부세 인하발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401건으로, 지난해 7월(4679건)에 비하면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러한 통계는 계약 후 30일까지 신고기한이 있는 점을 고려해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최근 증가 추이를 놓고 봤을 때 역대 최저치인 올해 2월(815건)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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