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힌 지저스 앞, 유다는 왜 춤출까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지저스 역 마이클리, 유다 역 백형훈 인터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배우 마이클 리(지저스 역, 왼쪽)와 백형훈(유다 역)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1971년 첫 선을 보인 이래 50년 넘게 전 세계 관객을 만나고 있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상연 중이다. 한국에서는 2004년 이후 6번째다.
지저스의 생애 중 마지막 7일을 다룬 뮤지컬로, 등장 캐릭터를 인간적 고뇌에 휩싸인 인물로 재해석해 파격의 대명사로 불려온 작품이다. 지저스를 사랑하지만 결국 배신하는 제자 유다와의 관계가 주요 관람 포인트다.
특히 십자가에 못 박힌 지저스 앞에서 죽은 유다가 마치 아이돌처럼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고 춤 추며 노래하는 '수퍼스타'는 커튼콜에도 등장하는 유명 넘버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배우 마이클 리(지저스 역, 오른쪽)와 백형훈(유다 역)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백형훈은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아파하시는데 유다는 하얀색 옷을 입고 빛난다"며 "과연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하실까 궁금해서 무대에 오르기 전 객석을 한번 둘러본다. 굉장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그 장면을 조롱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힘들 때 신을 찾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일종의 '한풀이'가 아닐까 싶다"며 "가사를 보면 구원을 받지 못하는 유다가 '왜 그런 상처를 받고도 희생을 하셨는지'에 대해 묻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배우 마이클 리(지저스 역)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제일 선배가 된 만큼 내 생각이 틀렸으면 어쩌나 우려가 많고, 예수님도 그러시지 않았을까 해요. 아들들이 태어난 뒤 아가페를 처음으로 이해했는데, 유다를 연기하는 배우 중 형훈이 막내라 첫째 아들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가장 힘든 일(지저스를 배신하는 일)을 준다고 생각하며 연기합니다."
마이클 리는 "최근 글로벌 전쟁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져 종교적으로 질문이 많이 생겼다"며 "하나님이 진짜 계시다면 왜 이런 사건이 생기는지, 아이들에게 아픔을 주는지 묻는 마음으로 '겟세마네'를 부르곤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배우 백형훈(유다 역)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유다는 예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해석했어요. 인생에서 가까운 사람들만 거울처럼 얘기할 수 있잖아요. 찬양하는 다른 제자와는 달리 유다만 예수에게 '이건 아니다, 이건 위험할 것 같다'고 말해요. 사랑하니까요. 지저스의 생각에 유다만 내가 시킨대로 (배신을) 할 것 같은 거죠. 너무 힘든 일이지만 유다가 배신하지 않으면 하늘을 열 수 없잖아요. 제일 중요한 사람이죠." (마이클 리)
"유다는 죽기 전 마리아의 넘버 '어떻게 사랑하나(I Don't Know How to Love Him)'을 리프라이즈 합니다. 지저스에게 한 모진 행동들마저도 마리아처럼 다 사랑해서였구나를 깨달은 거예요. 그래서 그의 죽음이 너무 아픈 거죠." (백형훈)
내년 1월12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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