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환율이 물가 자극…상반기 물가상승률 9%가 환율 때문"
소비자물가 4.6% 중 환율 기여도 0.4%p
한은 "환율 상승도 고려해 빅스텝 결정"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1.7원)보다 12.5원 상승한 1384.2원에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10.02)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9.46)보다 11.27포인트(1.45%) 하락한 768.19에 거래를 종료했다.2022.09.07. [email protected]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올 1분기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물가전가율 추정치 0.06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 올 상반기 환율의 물가상승 기여도는 0.4%포인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4.6%가운데 8.6%가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3.8% 가운데 환율 상승이 0.3%포인트 기여했고, 2분기 소비자물가 5.4% 중에는 환율이 0.5%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또 원화약세 기대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압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추가적인 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벡터자기회귀모형(VAR)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 변동률과 국내총생산(GDP)대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비율은 상호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률이 10%포인트 상승시 GDP대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비율은 같은 분기 0.56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GDP대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비율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1분기 이후 환율이 1.08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은은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과 관련, 고(高)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응 강화 필요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상승하면서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3%대 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때까지 7개월이 걸렸으나, 5%대에서는 한 달 만에 6%대로 올라서는 등 상승속도도 빨라졌다. 공급 요인 뿐 아니라 수요 압력도 커져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품목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한은은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더 강력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한 만큼 지금은 보다 빠르고 큰 폭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확산을 선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하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빅스텝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 등으로 주요국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대부분은 고물가에 대응해 빅스텝 인상을 결정했다"며 "고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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