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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양곡법 선의라 해도 악영향 커…도움 안된다 확신"(종합)

등록 2022.10.20 1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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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답변

"법 통과시 과잉생산 고착화될 것"

"쌀 매입 의무화만 빼 달라" 호소

"쌀 매입 시작…가격 상당히 안착"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김승민 기자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농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행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우리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이 수요량의 3% 이상 초과 생산되거나 수확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9일 해당 법안을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단독 처리했다.

정 장관은 "저는 (양곡관리법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전문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쌀이 남아돌면 제값을 못 받는데 야당에서 제기한 법이 시행되면 과잉생산을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언론에 (양곡관리법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고 농업인 단체장도 만나고 있다"며 "이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리는 게 저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의 충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선의라고 해도 농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정 장관은 '주무 부처 장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농해수위 전체 회의에서 (야당이) 양곡관리법을 날치기로 단독 처리했는데 심정이 어땠냐'는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서운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곡관리법은) 결과적으로 쌀 증산을 촉진하게 된다"면서 "(다른 작물이나 전략 재배를 통해 쌀 생산을 조정하려는) 정부의 정책 목표에도 역행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벼는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품목이고 기계화가 100% 돼 있기 때문에 소득이 높다"며 "정부가 판로마저 보장해주면 저 같아도 벼를 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밀가루를 대체하는 가루쌀을 심을 수 있기 때문에 농업 입장에서는 똑같이 벼를 심으면 되고 국가와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밀가루를 가루쌀로 대체해 식량 안보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루쌀은) 이모작이 가능한 품종이기 때문에 (쌀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수급 균형이 되기 전인 1~2년 동안 쌀 풍작이 들면 시장 격리를 과감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무장관이 (양곡관리법에)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건 벼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법사위 통과까지) 절차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정부도 노력할 테니 여야도 어떤 것이 농민을 위한 것인지 더 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중 '매입 의무화'만 빼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쌀 매입을 의무화하면 아무리 전략 작물을 키우고 싶어도 (농사가) 편하고 소득이 높은 쌀 생산으로 농민들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매입 의무화가 되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벼 재배에서 다른 것으로 돌리고 싶어도 쉬운 품목에서 떠나지 못하게 뒷다리를 잡는 형국이 된다"고 주장했다.
[산청=뉴시스]산청군, 밀가루 대체할 '가루쌀' 재배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산청=뉴시스]산청군, 밀가루 대체할 '가루쌀' 재배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정부는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 수확기 역대 최대 물량인 45만t을 시장격리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공비축미 45만t을 포함하면 올해 수확기 총 90만t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쌀 시장 격리 시기를 묻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 질의에 정 장관은 "오늘부터 (매입이) 시작됐다"며 "구곡은 11월 말까지 하는데 그 전에 마무리될 것 같고 신곡은 12월 말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격리로) 쌀 가격이 상당 부분 안착됐다"며 "(80kg 기준) 이미 19만원선까지 가격이 올라갔다"고 했다.

정부의 분질미(가루 쌀) 추진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분질미 도입 방향은 좋다고 보지만 속도의 문제가 있다"며 "재배율 적절성, 시장 반응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추진하다 보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가루 쌀은 대한민국 농정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2016년부터 추진해왔다"며 "정말 중요한 과제에 대해 1~2달 사이 (분질미 생산을) 결정한 걸로 말하면 서운하다"고 받아쳤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공동취재사진) 2022.10.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공동취재사진) 2022.10.0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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