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안쓰러웠는데"…코로나19 세대 고교생 내일 수능

"대학 가면 사람들과 대면 활동 많이 했으면"

수능 예비소집일, 긴장감보단 애틋함 감돌아

"너가 그 학교에 가든 안 가든 내동생"…울먹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수험표와 응원 초콜릿을 자랑하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저희는 매년 해서 익숙하지만, 아이들은 수능이 처음이니까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여자고등학교에는 초조함이나 긴장감보다는 천진난만함과 애틋함이 감돌았다.

친구들과 짝을 지어 학교 강당에 도착한 학생들은 각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수험표를 받았다. 일부 학생들은 수험표와 함께 깜짝 선물로 초콜릿을 받자 기뻐하기도 했다.

반 학생들을 위해 직접 초콜릿과 편지를 준비했다는 송윤아 계산여고 교사는 "저희는 매년 3학년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수능이 익숙하다"면서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는 수능이 '처음'이라는 점을 늘 인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교사는 "아이들이 성실하게 한 만큼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아 초콜릿을 준비했다"면서 "혹시라도 이 초콜릿을 먹고 배탈이라도 날까봐 내일 수능이 다 끝나면 먹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막상 아이들을 만나니 제가 편지에 쓴 만큼 따뜻한 이야기는 못 하고 있다"며 "내일 시험장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시험장과 헷갈리지 말라며 주의시키고 있다"며 웃었다.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계산여고 3학년 김소연(18)양은 "수험표를 받으러 나오기 전 친언니가 감동적인 말을 해줬다"면서 "현재 목표로 하는 대학교가 있는데, 언니는 '네가 그 학교에 가든, 안 가든 내 동생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며 울먹였다.

이어 김양은 "언니와 6살 차이가 나는데 항상 부모님처럼 지켜봐주고 챙겨준다"며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언니에게 늘 고맙다"고 했다.

또 최혜인(18)양은 "집 근처에 고사장이 2개나 있는데 제2외국어 때문에 부평구까지 가야 한다"면서도 "감사하게 내일 아침에 아버지께서 차를 태워주신다고 했다"며 안도했다.

수험표 배부가 모두 끝난 뒤에도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고사장에 어떻게 갈 건지, 수능이 끝나면 무엇을 할 건지 이야기하며 좀처럼 학교를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최저학력을 맞춰야 한다"거나 "합격 안정권인 대학이 없어 내일 수능을 잘 봐야 한다"면서도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에 가고 싶었는데 4일 전에 콘서트가 끝나서 아쉽다"거나 "수험표 할인을 받아 머리 염색을 하겠다"는 소소한 대화로 즐거워했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김수정 계산여고 교장은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이라 늘 안쓰럽다"면서 "대학교에 가선 수업도 잘 듣고 사람들과 대면해 어울리는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한편 올해 인천지역은 시험장 58곳에서 2만6178명이 수능을 치른다.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여자고등학교에서 한 담임 선생님이 수험생들에게 수험표를 나눠주며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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