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인세 기싸움에 예산안 처리 난망…16일 연기설도 솔솔

여야 벼랑 끝 대치에도 접점 못 찾고 평행선

최대 쟁점 법인세 '기업 경쟁력' vs '초부자 감세'

키 잡은 김진표, 본회의 16일로 미루고 추가 협상 중재하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2.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여야 합의 처리 날이 밝았다. 하지만 여야가 법인세 인하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예산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가 16일로 지연될 수 있다는 연기론도 나오고 있다.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 무산에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 하에 처리시한을 15일로 연장했지만 핵심 쟁점인 법인세 인하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합의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야 모두 타협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진표 의장이 예산안 합의 처리 방침은 유지하되 새로운 시한을 설정해 여야 합의를 독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향후 합의도 무산된다면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별도의 회동 없이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최종 예산 협상안 마련을 촉구하며 자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날렸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최종 협상안을 내야 한다며 맞섰다.

여야의 한 치 물러섬 없는 대치전에 중재자인 김 의장은 예정된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양측에 추가 협상을 촉구했다. 그러냐 여야는 서로에게 협상 교착 원인을 돌리며 여론전에 열을 올렸다.

협상 타결을 가로막는 최대 쟁점은 법인세 인하 문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영업이익 3000억원 초과 법인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 외국 자본을 유치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이유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법인세 인하 방침을 '초부자 감세'로 규정, 영업이익 2~5억원의 중소·중견기업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안대로 법인세를 낮추되 2년 유예하자는 김 의장의 중재안 마저 거부했다.

여야는 그동안 법인세 인하 문제를 두고 협상을 이어왔으나 번번히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외적으로 경제 위기인데 민주당이 수를 앞세워 고집부려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극소수 초부자를 위한 감세는 막고 대다수 국민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부수법안을 담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결국 법인세 인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도 예산안 통과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김 의장이 협상시한으로 정한 이날 민주당의 수정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수정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정부의 예산 편성권 침해 논란 등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실제 추진까지는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예산안 합의 처리 방식을 유지하되 협상 시한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산안 처리는 여야 합의가 원칙인 만큼 양당에 추가 시간을 주고 합의를 독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 의장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15일 본회의에서 정부안이든 민주당의 수정안이든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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