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태원 국조· 정부조직법 등 쟁점 연계…국조 연장론 대두
국민의힘 내부 기류 변화…연장 가능성↑
유족 '연장 요구'…국조 무용론도 고려된 듯
정부조직법 등과 연계해 여야 타협 가능성
다른 쟁점과 연계시 협상이 꼬일 것 반론도
연장 기간·3차 청문회 증인 둔 이견은 여전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행안부 현장조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오는 7일 종료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연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정조사 연장에 부정적이던 국민의힘 내부 기류 변화가 감지되면서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조직법과 연계해 국정조사를 연계할 공산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여야가 구체적인 기간과 3차 청문회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접점을 좁히지 못 하면서 합의 불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조 연장 가능성에 대해 "오늘까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협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합의가 되면 합의된 대로 하면 될 테고 안 될 때 어떻게 할 지는 다시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여야 국조 특위는 일단 기간 연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3차 청문회 증인 명단 등을 논의 중이다. 다만 여야 원내대표가 증인 명단과 기간에 합의해야 확정 짓겠단 방침이다.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5일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위한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3차 증인은 2차 청문회가 열리는 오는 6일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여당 내에선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조 연장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유가족이 연장을 원하고 있는 만큼 앞장서 반대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에서조차 국조 무용론이 흘러나오는 만큼 국정조사에서 이렇다 할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가 당초 예상보다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단 판단에서다.
한 국조 특위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12 신고 내역까지 다 공개하라고, 철저히 다 밝히라고 한 마당에 우리는 연장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국조 연장 여부나 일정은 늘 그래왔듯 민주당이 다 일방 통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증인 채택을 논의하는데 우리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지 않나"라며 "민주당도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게 없어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기한 연장 가능성은 열렸지만 구체적인 기간과 증인 등 여야 이견은 여전한 상태다.
민주당은 최소 열흘은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불필요한 정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짧게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서 국조 연장을 두고 "최소한 열흘 정도는 더 해야 한다. 끝내 국민의힘이 거부하면 단독으로라도 연장을 관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원내 관계자는 "추가 청문회 없이 한 일주일 정도 연장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돼야 연장을 하든 말든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여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이 청문회에서의 성과를 벼르고 있는 만큼 증인 채택 등을 둘러싼 여야 합의가 쉽게 도출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3차 청문회 증인 문제 등을 둘러싸고 조금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닥터카 탑승' 논란이 불거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생존자와 유족의 증인·참고인 채택을 주장며 맞서고 있다.
윤 대통령이 연초 개각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점도 여당으로선 부담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경찰 수사가 끝나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끝나면 이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가장 좋지만 안 된다면 강력한 파면 요구를 할 것"이라며 "안 되면 탄핵이라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1월 임시국회 등 원내 쟁점과 연계해 논의될 가능성도 나온다. 여야가 안전운임제 등 일몰 연장 법안, 정부조직법 개편 등을 두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정부조직법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이런 쟁점과 연계 시 협상이 더 꼬일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여당 원내 지도부는 "1월 임시국회는 야당이 정부조직법에 대해 전향적인 안을 내놔야 합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 다른 사안과 같이 논의될 것은 아니다"라며 "여야 의견 차가 있는 만큼 논의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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