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 가능…500명·1개차로 행진"

경찰이 금지통고하자 노조 측 불복

1일 금속노조 500명 규모 집회 허용

법원 "대통령실, 관저 아니다" 결정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5월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도로에 경찰 질서 유지선이 설치되어 있다. 2022.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용산 대통령실 100m 이내 집회를 경찰이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다만 법원은 교통체증 우려를 감안해 집회 참여인원과 행진 차로를 일부 제한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서울경찰청장과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회금지 통고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전쟁기념관 앞 4개차로에서 집회를 하고 시청광장 방면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전쟁기념관 동문에서 서문 방향 전 차로에서도 집회가 열린다. 금속노조는 각 집회의 참석인원이 3000명 규모라고 서울경찰청과 용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전쟁기념관 앞 4개차로에서 출발하는 행진 중 '전쟁기념관 앞~삼각지 파출소' 사이 행진, 전쟁기념관 앞 동문에서 서문 방향 전 차로 집회를 금지했다.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기 때문에 집회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행진경로가 주요도로 및 주요도로에 인접한 도로에 해당하기 때문에 교통불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에 불복해 법원에 본안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우선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집무실 인근 100m 이내'는 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다만 금속노조가 신청한 3000명이 모두 참석해 차로에서 집회를 열거나 도로를 행진하면 서울 도심 전체의 교통 소통에 심각한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전쟁기념관 앞부터 삼각지 파출소 사이에서 인도 및 1개 차로를 이용해 500명 규모의 행진을 허용했다. 이 구간은 30분 이내로 1회만 통과해야 한다고 정했다.

전쟁기념관 앞 동문에서 서문 방향 전 차로 집회는 500명 이하 참석, 인도 및 하위 1개 차로 사용을 허용했다. 전쟁기념관 앞 4개 차로 중 경찰의 교통정리를 위한 1개 차로를 제외하고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2개 차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금속노조 측은 "집회 신고 장소인 이태원로는 주요도로가 아니다. 이태원로가 연결된 한강대로와 녹사평대로만 주요도로다. 신고인원 3000명이 4개 차로를 사용하면 교통 체증이 심하게 야기된다는 것은 '주요도로에서 벌어지는 집회와 시위를 규율'하는 조항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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