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 은제이화문화병, 알고보니 日 제품…문화재 말소
[서울=뉴시스] 은제이화문화병 (사진=문화재청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문화재청이 일본 제품으로 확인된 국가등록문화재 '은제이화문화병'의 등록을 말소했다.
문화재청은 "3일자 관보를 통해 이 유물의 바닥면에 ‘小林(고바야시)’ 압인이 일본 도쿄의 고바야시토케이텐(고바야시토케이텐)‘ 제품이 확인돼 등록을 말소한다는 내용을 공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일본 유명 시계점이자 미술품제작소인 고바야시토케이텐은 19세기 중반부터 시계를 비롯해 은제품이나 장신구 등을 궁내성 등 관청에 물건을 납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10년대 제작된 은제이화문화병은 164㎜ x 302㎜크기의 의례용기 화병으로 은과 금으로 만들어졌다. 목이 길고 몸통이 부르고 긴 목 양쪽에 귀가 두 개 달려 있다.
2009년 이 화병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당시 문화재청은 "주석의 합금율이 높아 표면 광택이 밝고 기계로 생산한 제작방식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장인 오얏꽃(이화·李花)을 두툼하게 붙여 넣은 점에서 근대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며 "대한제국의 왕실에서 사용하는 공예품을 제작하기 위해 설립된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1910년대에 제작한 것으로 당시 공예품 제작의 실상을 보여주는 유물로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은제이화문화병 바닥면에 압인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3.02.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병 바닥면에 고바야시의 압인이 찍혀 있어 학계에서는 이 유물의 재조사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관계자는 이 압인에 대해 "등록조사가 이루어진 지 오래된 사안이기에 당시 상황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등록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재 현장 등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의견이 제시돼 재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화재 등록 말소로 제품이 된 이 화병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관계자는 "국립고궁박물관은 구입을 통해 이화문이 있는 은제 공예품을 소장하고 있다"며 "이화문이 장식된 이 유물들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계속해 소장·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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