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국정연설서 '서방이 전쟁시작' 등 종전주장 되풀이…'핵' 살짝 띄워(종합)
[AP/뉴시스] 21일 푸틴 대통령이 연방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하고있다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 주도 나토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했으며 러시아 국가안보 확립과 역사적 정의 회복의 목적 달성을 위해 우크라 '특별군사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는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도발하지 않는 주권국을 침입한 것으로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는 우크라와 서방의 비난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푸틴은 1년 전 개전 때부터 '서방이 우크라를 무기 발사대로 삼아 러시아 국경을 위협하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우크라로 먼저 들어갔다'고 주장했는데 1년 후 이런 자세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내 언론이 엄격히 친푸틴 방향으로 조종되고 제한된 속에서도 전쟁이 길어지자 우크라 전쟁에 대한 근본적 의문과 회의론이 대두되는 국내 여론 상황을 염두를 둔 강경 언사라고 할 수 있다. 푸틴은 연설 전반부를 우크라 전쟁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하는 데 바쳤고 후반부는 러시아 국민을 위한 광범위한 인프라 건설, 교육 개혁 등 장미빛 미래 제시에 할애했다.
푸틴은 무엇보다 서방이 전쟁의 문을 열어젖힌 장본인이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심지어 우크라에 핵을 제공하려는 의지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런 서방의 동진 침략 노선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에 군사력을 먼저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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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나토가 우크라 전쟁을 계속 진행하려는 '전쟁 연장' 주의자들로 미국 등이 우크라에 제공하고 있는 여러 무기만 봐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러시아는 나토의 안보 위협 동진침략을 막고 우크라 내 러시아계에 대한 나치식 박해와 말살을 응징하면서 이런 신나치 행태를 펴는 현 우크라 정부의 군사력을 완전 무력화한다는 목적을 기필코 달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푸틴은 우크라 전쟁을 '차근차근 한 단계 씩, 신중하고 일관성있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무기 사용은 본격적인 방식으로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연설 말미에 궁극적인 핵사용으로 연결되고 이의 가능성으로도 추론될 수 있는 미국과의 유일한 핵협약 참여중단 결정을 발표했다.
이날 2시간 연설에서 유일한 뉴스라는 평가를 받은 '전략핵무기 감축신협약'에의 참여보류로 완전탈퇴 직전단계다. 푸틴은 또 침공전 일주일 만에 발령했던 지상배치 전략핵무기의 '전투상태' 격상 조치를 일주일 전에 새로 내렸다고 밝혔다. 우크라에 전투기를 제공할 태세인 서방에 대한 응수요 엄포다.
푸틴의 이날 국정연설은 '푸틴 개인만의 역사와 현실'에 매몰돼 진정한 현실감이 완전 결여되어 있다는 1년 간의 지적이 한층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 전쟁과 관련해 분명한 현실은 푸틴이 연설 곳곳서 내비친 전쟁행위 강화 의지다. 3월 러시아의 춘계 대공세가 예측되는 시점에서 만 1년을 맞은 전쟁이 협상 루트 대신 동절기 소강상태를 걷어젖히고 대규모 격돌의 장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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