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튜·화관 쓴 윌리들 군무 황홀...파리 오페라 발레 '지젤'[강진아의 공연Pick]
[서울=뉴시스]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0년 만에 내한한 파리 오페라 발레의 공연은 순식간에 객석의 눈길을 빨아들였다.
주인공인 지젤과 알브레히트는 말하지 않아도 풍기는 감정과 애절한 몸짓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젊은 두 남녀는 서로를 향한 끌림으로 설렘 가득 사랑에 빠진다. 추수 축제와 함께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춤을 보여준 1막의 끝은 비극으로 치달았다.
[서울=뉴시스]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짙은 안개가 깔리고 어두운 숲속에 덩그러니 놓인 지젤의 무덤. 1막과 달리 서늘하지만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2막은 낭만발레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지젤'의 진짜 모습이다.
[서울=뉴시스]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인에게 버림받은 처녀들의 영혼인 윌리들은 깊은 밤마다 청년들을 어둠의 세계로 유혹한다. 복수심에 청년들을 홀려 죽게 하는 존재이지만,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운 그 모습은 정반대로 순백의 천사 같다. 무대를 떠다니는 듯 사뿐거리는 발끝부터 곡선으로 매끈하게 뻗어내는 손끝까지 기품이 흘러넘친다.
[서울=뉴시스]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미리암은 공기처럼 가벼운 몸놀림과 섬세한 발끝으로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는 지젤의 애틋한 감정을 온몸에 실어냈다. 지쳐 숨이 멎을 때까지 춤춰야 하는 알브레히트가 공중에서 발을 빠르게 교차하며 부딪치는 고난도 기술인 앙트르샤 시스를 완벽히 구현할 땐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원조 '지젤'의 고품격 무대에 넋이 나갈 정도다. 120분이 10분처럼 짧게 느껴진다. 11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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