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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더워진 식목일…"3월로 당겨야" vs "근거 부족"

등록 2023.04.05 06:00:00수정 2023.04.05 07: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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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1946년 제정…당시 서울 일평균 7.9도

4월 초순 기온 상승으로 일 평균 2도 넘게 상승

기온 뿐 아니라 토양상태·유기물 등 고려해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광장에서 봉사자들이 수목 식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용산구 소재 민·관·학 연합 봉사체 '용산 드레곤즈' 소속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2023.04.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광장에서 봉사자들이 수목 식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용산구 소재 민·관·학 연합 봉사체 '용산 드레곤즈' 소속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2023.04.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5일 78번째 식목일을 맞은 가운데, 기후위기에 따라 4월 초 기온이 상승한 만큼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다만 주무부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식목일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4월5일 식목일은 1946년 미군정청에 의해 처음 제정돼 올해 78번째를 맞았다. 식목일은 지난 1949년 공휴일로 지정돼 2005년까지는 법정 공휴일이었다가 2006년 주5일 근무제 실시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식목일 제정을 기점으로 '민둥산을 금수강산으로' 등 표어 아래 온 국민이 나무심기에 동참했었다고 한다.

이날로 식목일이 지정된 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조선 성종 때 왕이 세자·신하와 함께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경작한 날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과거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수한 날도 이날과 겹친다. 하늘이 차츰 맑아져 봄 밭갈이를 시작한다는 절기상 '청명(淸明)' 무렵이라는 점도 나무 심기에 적합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식목일 전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2000년대 초부터 4월5일이 식목일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계 등에 따르면 평균기온 6.5도가 나무심기에 알맞지만, 현재 식목일 기온이 이 온도를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케이웨더에 따르면 식목일이 처음 제정됐던 1940년대 서울의 식목일 일평균 기온은 7.9도였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식목일 서울의 일평균 기온은 10.2도로 2.3도가 올랐다.

평균 최저기온 역시 3.1도에서 6.7도로 3.6도 상승했으며 강수량은 1940년대 2.2mm에서 2010년대 4.9mm로 2.7mm 늘었다. 반면 일조시간은 1940년대 7.1시간에서 1시간 줄어 2010년대에는 6.1시간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0월엔 식목일을 '세계 산림의 날'인 3월21일로 바꾸는 내용의 산림기본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안양천 일대에서 열린 '제78회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에서' 시민들과 나무를 심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2023.04.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안양천 일대에서 열린 '제78회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에서' 시민들과 나무를 심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2023.04.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주부처인 산림청은 식목일 변경을 위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식목일은 국민들에게 산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념일로서 의미가 큰 것이지, 그 자체로 나무를 심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산림청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의 조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식목일에 심는 나무보다 그 외 기간에 심는 나무의 수가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4월5일 전까지 나무를 심은 비율은 연간 심어야 하는 면적의 약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나무를 심는 시기는 단순 기온 상승뿐 아니라, 토양과 습도·강수량·유기물 등 나무 생육과 관련된 전반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산림청의 입장이다.

아울러 나무 상당수가 평지보다 기온이 낮은 산림에 심어지는 것도 당국이 식목일 변경에 주저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4월 초순 기온 상승이 식목일 변경 주장의 주된 근거이지만, 평지보다 기온이 낮은 산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만큼 식목일 변경 필요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우리 주변 기온이 상승한 것을 근거로 식목일 날짜를 옮기자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막연히 3월로 옮기자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논의가 계속되는 만큼 과학적인 검토를 위해 산하 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조사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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