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손손 천벌받길"…대전 미용실·김밥집 '몸살'
악성민원 제기한 학부모 가게 쓰레기 넘쳐
'살인자' 비난 메모 빼곡…근조화환도 등장
"아이 손이 뺨에 맞았다"…해명글 논란 가속화
(사진=디시인사이드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넣은 것으로 지목된 학부모들이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비난 여론에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교사를 4년 가까이 괴롭힌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외관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미용실 벽면은 깨진 계란 자국과 터진 우유로 지저분했다. 입구에 놓인 근조 화환에는 '관련 가해자 모두 대대손손 천벌 받길'이라는 문장이 쓰여 있었다. '당신은 살인자' '니가 범인이냐' '자식 교육 똑바로 시켜라' 등의 문구가 적힌 메모지도 벽면에 빼곡히 붙어 있었다.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음식점도 누군가 던진 계란과 쓰레기로 엉망이 돼 있었다.
온갖 욕설이 적힌 낙서 사이로 '천벌 받을 준비나 하소' '살인자는 반성하라' '인간쓰레기 빵에 갈 준비해라'고 적힌 메모지가 벽면을 잔뜩 메우고 있었다. A4용지에 '민원 살인을 저지른 미용실 사장과 식당 점주는 유족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라' 등의 글이 적힌 채 건물 외부 메뉴판 위에 붙어있기도 했다.
두 가게는 모두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었던 음식점은 간판이 떼어져 있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시민의 분노는 미용실 업주였던 한 학부모의 입장문이 공개되며 더욱 거세졌다.
지난 11일 미용실 사장이라 밝힌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아이의)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며 "선생님이 학생들 앞에 아이를 세워두고 혼내는 상황이 아이에겐 무섭고 힘들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서 "인민재판식 처벌 방식은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하며 "아이를 안아주고 사과해달라 부탁했지만 선생님은 병가를 내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8살 아이가 감당하기에 너무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며 "선생님이 아이와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아서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사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다는 사실에 대해 A씨는 "차후 아이 학년이 올라갈 때 해당 선생님이 담임이 되는 것을 배제해 달라" "아이 심리상태를 고려해 선생님과 다른 층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뺨을 때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손이 뺨에 맞았다고 설명할 수 있는가" "불편하고 기분 나쁘다고 선생님을 죄인으로 만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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