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첩보작전' 방불 유치전 선봉…치밀한 전략·경제사절단 원팀·스킨십 승부(종합)
'코리아 원팀' 선봉장으로 파리서 엑스포 유치전
3개 행사 문화·개발 협력·중추국 등 주제 달리해
각국 상황 맞춤형…윤, 테이블 돌며 일일이 인사
재계도 '일사분란'…이재용 부산 인연 강조 눈길'
참석자들 반응 후끈 "이례적 대통령 스킨십 감동"
[파리=뉴시스] 전신 기자 =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8일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파리에서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부산엑스포 유치전' 선봉장으로 나섰다. 이번 유치전은 치밀한 홍보전략, 경제사절단과의 코리아 원팀, 각국 대표와의 스킨십 등이 어우러져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윤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계도 파리 곳곳에 홍보물을 뿌리고, 국제박람회기구(BIE)대표단을 설득하는데 총력전을 폈다.
분초를 다투는 유치전…초청자 명단·인원수 '철통 보안'
이번 윤 대통령의 두번째 부산엑스포 유치전은 사전에 치밀하게 각본 하에 기획됐다.
행사 초대 대상 BIE대표단 명단과 규모는 경쟁국에 우리의 유치 전략이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마지막 한표까지 잡아라"…회원국 맞춤형 주제로 교섭
프랑스에는 주 프랑스 대사 외에도 유네스코와 OECD 대사도 상주하고 있는데, 이들 중 누가 BIE를 담당하는지는 나라마다 달라 이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3가지 주제로 잡았다. 투표할 개최국을 정하지 못한 마지막 한표까지 얻기 위해서다.
이번 파리에서 첫 유치전인 23일 BIE 대표단 초청 만찬은 '문화'로 접근했다. K-팝, 한식, 한국 드라마 등 한국의 문화가 글로벌화된 만큼 딱딱한 주제보다 BIE대표단에 소구력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이 거둔 경제와 정치의 성취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역동성에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문화 산업의 발전 정책을 많은 나라들과 공유하고 있으며, 부산엑스포는 모든 참가국이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선보이는 문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네스코 대사를 겸하고 있을 BIE대표단을 겨냥해 "한국은 각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노력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두번째 유치전인 'BIE 대표 초청 오찬'의 주제는 '개발 협력'으로 잡고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ODA(공적개발원조), 기후 및 디지털 취약국에 대한 지원을 부각했다. 행사 부제도 '2030 개발협력 파트너십'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쟁 폐허에서 기적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뤄낸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대한민국 ODA 자금을 대폭 확대, 수원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맞춤형 개발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ODA를 대폭 확대하여 디지털 분야가 취약한 국가들의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 분야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파리 유치전 마지막 행사는 '국경일 리셉션'으로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의 역량'을 환기시켰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는 이제까지 아홉 차례 박람회를 개최해 산업과 문화의 진보를 선도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한국이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또 "국가 간 격차를 줄이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번영의 토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부산 엑스포의 정신이자 비전"이며 "부산 세계박람회를 가장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엑스포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이미 여러분과 함께 할 준비가 됐다. 부산 이즈 레디!"라고 외쳤다.
경제사절단 '코리아 원팀' 과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행사 건배사에서 조부인 이병철 회장이 1953년 부산에 공장을 설립했다는 부산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부각하면서 "미래 도시인 부산이 엑스포를 통해 국제사회에 자유와 연대를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한국의 과학기술과 K팝, K푸드에 이어 부산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11월 28일 나오는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유치과정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됐다"며 '새로운 친구들을 위해!'라고 건배사를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동석자들에 부산의 매력을 소개했다. 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테이블에 들러 "롯데도 본거지가 부산"이라며 참석자들에 "부산을 가본적이 있나. 부산에 유멍한 야구단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 도시 서사 인상적" "부산이 하면 다를 것" 반응 뜨거워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초청받은 BIE 대표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6월 총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연사로 무대에 선 데 이어 다시 파리를 찾아 BIE 대표들을 만난 자체가 매우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BIE 대표들은 혁신과 화합, 연대의 플랫폼이라는 부산엑스포의 비전을 높게 평가했다"며 "현장에 참석한 각국 관계자들은 대통령의 환영사를 열심히 메모하며 경청했고 대통령이 직접 글로벌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 것에 박수를 보냈다"고 했다.
또 "민관의 콜라보레이션에 감동을 받았다" "한국이 엑스포를 개최하면 다를 것이라는 확신과 부산이란 도시의 서사가 매우 인상적이다" "한국과 부산의 문화 역량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국제사회 기여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이 인상적이다" "대통령이 몸소 소통하고 스킨십하는 전례없는 모습이 감동적" "정부와 기업이 2인3각으로 뛰는 모습이 인상적" 등의 반응을 전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모든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 한사람 한사람과 악수하고 환담을 나눴다"며 "대통령이 PT발표를 하고 반년도 안돼 같은 나라를 연속해 방문해 유치전을 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성공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투표일을 며칠 앞두고 이루어진 대통령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박람회 유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인 동시에 그동안의 유치활동을 총정리하고 남은 유치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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