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사교육비↑, 인구증가 탓…'킬러문항 혼란'도 있어"[일문일답]
교육부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브리핑
"킬러문항 등으로 일부 혼란 있었던 건 사실"
"시간 지나고 정책 안착 되면 사교육비 꺾여"
"내년 목표로 사교육비 경감…반드시 줄일 것"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03.14. [email protected]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2022년 6조9651억원에서 2023년 7조5389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초등학교는 2021년 대비 2022년 13.1%에서 2022년 대비 2023년 4.3%, 중학교는 같은 기간 11.6%에서 1%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한 반면, 고등학교는 같은 기간 6.5%에서 8.2%로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기준) 고등학교 1학년의 학생 수가 좀 늘었다"며 "그 해(2007년) 출산율이 증가해서 고등학교 전체 학생 수가 늘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의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킬러문항 배제 등 정부 정책이 사교육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세 자체가 굉장히 많이 꺾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 등과의 일문일답.
-사교육비가 또다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의 사교육 경감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닌가.
"사교육 대책이 작년 6월에 발표가 됐고 정책들이 그 이후 하나씩 하나씩 수립되고 추진돼 가는 과정다. 작년 7월 이후에 본격적으로 추진이 됐던 과제들은 효과를 발휘하는 부분들이 일부 있었다. 예를 들면 EBS 중학교 프리미엄은 사용자가 늘었다. 그러다 보니 중학생은 사교육 참여율 상승세가 현저히 줄었다. 다만 돌봄과 고등학교 사교육 정책은 3월 이후에 본격 시행이 되는 것들이 많다. 그 성과가 올해 제대로 나올 거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 전년 대비 증가율(8.2%)이 언제 이후 최대인가.
"2016년에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이 (전년 대비) 8.7% 증가해 올해보다 높았다. 과거로 돌아가면 2008년이 10.6%, 2009년이 10%였다."
-고등학교 사교육비가 유독 큰 폭 증가한 이유가 뭔가.
"(이영찬 디지털교육기획관) 고등학교 1학년의 학생 수가 좀 늘었다. 그 해 출산율이 증가한 영향으로 인해서 고등학교 전체 학생 수가 늘어서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의 증가율이 높아졌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교하고 비슷한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즉 인구 증가와 연관이 있다."
"고등학교는 사교육 요인에 대한 인식조사를 했을 때 여전히 '학교수업 보충심화'라든지 '진학 준비'라고 응답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수업 보충심화하고 진학 준비에 의한 사교육 수요가 고등학교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좀 있다."
-고등학생 인구가 얼마나 늘어난 건가.
"2022년도에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527만5000명이었다. 그런데 2023년도에는 502만9000명으로 줄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126만2000명에서 127만8000명으로 1만3000명이 늘었다."
-킬러문항 배제, 의대 증원, 무전공 선발 확대 등 정부 정책이 사교육을 오히려 부추긴 것 아닌가.
"(배동인 정책기획관) 그러한 불안 요인들 때문에 사교육 증가 요인이 있는 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킬러문항 배제라든가 공정 수능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가야 될 방향이었다.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안착이 되면 오히려 사교육 경감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의대 문제도 물론 그런 부분이 있지만 공교육 체제 내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안정될 거다."
"그것을 명백하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세 자체가 굉장히 많이 꺾였다는 것은 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사교육 지출 격차가 더 벌어졌는데.
"(이영찬 디지털교육기획관) 격차 문제는 조금 더 분석을 해봐야 될 요인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3.7배 차이로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액수로 보면 조금 증가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더 분석을 해봐야 될 것 같다."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 지출이 늘어난 건 공교육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방증 아닌가.
"1인당 사교육비 자체가 총액 증가분보다 조금 더 많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저출산 문제가 고착화되면서 부모들이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그런 영향을 받아서 1인당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그 이면에 공교육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초, 중, 고 가운데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만 낮아진 이유는.
"EBS 중학 프리미엄 무료 제공 등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게 프리미엄 이용자가 2023년에는 1만4000명에서 31만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들이 0.8%p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N수생, 유아교육비 통계는 언제 나오나.
"N수생 사교육비 통계는 N수생이라고 하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표집을 추출하는 방법 등 추가로 조사 모델을 별도로 연구해서 개발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올해는 조사 연구 모델을 지금 개발 중이다. 개발하고 나면 통계청하고 협의해서 시범조사를 해봐야 한다. 그 다음에 본조사를 한다. 유아 사교육비 통계는 통계청과 시험조사의 표본설계 또는 조사설계 부분을 논의 중이다. 금년 하반기 정도에 시험조사가 이루어질 것 같다."
-어학연수 총액이 전년대비 330.9% 증가했고 참여도 늘었는데.
"코로나 이후의 엔데믹 영향이다."
-초등학교 3·5학년이 전 학년 중 가장 높은 사교육비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초등학교 사교육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보육에 따른 사교육 지출이 제일 높다는 응답이 나온다. 3학년~5학년의 보육 수요가 지금 하고 있는 늘봄정책이나 방과후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사교육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 사교육 감소세가 더 커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BS 프리미엄을 무료로 바꾸기로 했는데 오히려 EBS 교재 구입이 감소한 이유는.
"EBS 교재 구입비 관련해서는 EBS 교재를 PDF 같은 걸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래서 교재를 구입하지 않고 PDF로 다운로드 해도 충분히 교재 내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교재 구입이 감소 요인이 됐다."
-늘봄학교가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려면 프로그램이 학원보다 양질의 교육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현재의 시스템으로 가능한가.
"(예혜란 방과후돌봄정책과장) 교육부 차원에서 대한체육회라든가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과 협업을 해서 늘봄학교 프로그램 제공한다. 교육청 차원에서는 지금 지역 대학들과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2학기 전면 확대에 대비해서 더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질적 제고와 더불어 제고된 프로그램들을 학교와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부분들도 같이 검토해서 보완하고 있다."
-교육부가 목표로 하는 사교육비 경감 시기는.
"내년을 목표로 한다. 반드시 올해보다는 줄이겠다. 올해 학교 공교육 체제 내에서의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반드시 줄이겠다는 이런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사교육 카르텔 적발된 것 관련해 조치 계획은.
"매년 3월 말에 평가원이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3월 마지막 주에 일정 조율 중이다. 그때 내용들이 같이 포함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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