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예정자 96% 등록 포기…"대학병원 업무 마비 올 수도"(종합)
인턴 예정자 3068명 중 131명만 등록 완료
상반기 수련 불가능…이르면 9월부터 수련
인력 수급 불가피…4~5년 인력공백 우려도
정부 대책 고심 중…추가 등록은 불허 방침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전국 의과대학 예비 전공의 인턴 상반기 수련 임용 등록 마감일인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인턴 생활관 휴게실이 텅 비어 있다. 2024.04.02. [email protected]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인턴 등록 대상 3068명 중 전날 자정 기준으로 (등록을 완료한 사람은) 131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인턴 예정자의 95.7%에 달하는 2937명은 등록을 거부해 상반기 수련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수련병원 100곳의 인턴 예정자 2900명 중 2697명이 계약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후 수련병원 인턴 예정자들이 추가로 인턴 등록 포기 의사를 표시해 등록 규모는 더 줄었다.
인턴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처음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를 의미한다. 전공의들은 인턴 1년 과정을 마치고 진료과목을 선택해 레지던트 3~4년의 수련을 받은 뒤 시험에 합격해야 전문의가 된다.
예비 전공의들이 인턴 수련을 받기 위해서는 전날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임용 등록을 해야 했지만 대부분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예비 전공의들은 올해 상반기 인턴 수련이 불가능해 규정상 올해 9월이나 내년 3월이 돼야 수련을 시작할 수 있다.
인턴들이 대거 등록을 포기하면서 의료 공백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전공의 비율이 30~40%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는 당장 인력 수급 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인턴 인력 수급 문제는 레지던트 부족, 나아가 전문의 배출 지연으로 이어지는 등 의료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장기적으로는 4~5년간 전문의 수급에 차질을 빚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예비 전공의들이 가을에 얼마나 인턴 등록을 할지도 불투명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공의·의대생 15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명 중 1명 꼴인 34%는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지난 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충북대학교병원 정문 앞에서 충북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민·관·정 공동위원회 관계자들이 의대 증원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04.02. [email protected]
의료계에서도 인력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형련 경상대 의대 교수는 "빅5 등 큰 병원들은 전공의가 다 빠지면 사실상 진료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인턴이 안 들어오면 레지던트도 줄고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을 안 볼 테니 의사 수가 부족하게 된다. 추후 새로 인원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당장 1년 치 인원은 부족하게 된다"고 했다.
임기영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학병원 전체 업무에서 전공의 비중이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데 이들이 빠지면 거의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며 "전공의에게 적은 월급 주면서 80~100시간 이상 일을 시켰다. 궁극적으로 체계는 바뀌겠지만,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인력 수급 차질에 대한 대책을 고심 중이다. 박 차관은 "향후 (전공의 인력 부족 등)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정부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추가로 검토하겠다. 지금으로서는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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