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尹 대통령-전공의 만남, 보여주기식 아니길"
박단 전공의 대표, 2시 윤석열 대통령 면담
환자들 "잘 해결되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서로 양보 안 하면 성과 없을 것" 냉소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현 의료 공백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가 4일 오후 만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의료 대란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4.04.04. [email protected]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협 대의원들에게 "금일(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 대전협 비대위 내에서 충분한 시간 회의를 거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10일 총선 전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며 "2월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윤 대통령 제안을 전공의 측이 수용한 셈이다.
양측의 만남이 알려지자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병원의 환자들은 '두 달 동안 이어진 의료 대란이 끝날 수 있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진료를 위해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찾은 유모(87)씨는 "아내가 3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금 사태가 빨리 해결이 안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여러 검사에 차질이 생긴다"며 "일단 정부와 전공의가 대화를 한다고 하니 잘 해결되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제 다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현 의료 공백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가 4일 오후 만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의료 대란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 2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2024.04.02.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다만 총선 전이라고 액션만 취하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내의 뇌 수술 때문에 서울대병원에 방문한 양동출(70)씨는 "이제 윤 대통령과 전공의들이 만나기 시작한 거 같은데, 잘 되기 만을 바랄 뿐"이라며 "시급한 과제 앞에서 대화하면서 서로가 조금씩 양보 해 가면 진척이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양씨는 "전공의 파업 때문에 지난달 26일에 하기로 했던 아내의 뇌수술이 오늘로 밀렸다. 그 사이에 상태가 더 악화됐다"며 "의정 갈등이 계속된다면 아내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선 부디 잘 되기를 기도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정부와 전공의 간 만남이 보여주기식일 뿐, 큰 진척은 없을 것이란 냉소적 반응도 나왔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서울대병원을 찾은 70대 여성 A씨는 "(이번 만남으로) 진척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런데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다. 여태까지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한 쪽에서 먼저 히든카드를 들고 나오지 않는 이상 이 상황이 쉽게 타개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한 발짝씩 양보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워낙 양측 다 입장이 너무 강경하지 않냐"며 "오늘 성과가 있기를 매우 바라는 입장이지만 보여주기식 만남 같아 성과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현 의료 공백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가 4일 오후 만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의료 대란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4.04.04. [email protected]
대전협은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한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 비대위원장을 통해 2030세대 의사들의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양측 대화가 끝난 후 필요하면 추가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날(3일) 대한병원협회와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이날 환자단체, 소아과학회와도 자리를 갖는다. 5일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충남대 의대를 방문해 총장과 학장, 병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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