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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철회…한숨 돌린 환자들[현장]

등록 2024.06.24 11:58:40수정 2024.06.24 1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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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진료 평시 수준으로 원상복구…진료실 앞 '빼곡'

"마음 많이 놓여"…"다른 병원도 이렇게 해야 안심"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보호자 및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creat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보호자 및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우지은 기자 =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일주일 만에 무기한 휴진을 중단한 가운데 환자·보호자들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상 진료가 재개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실은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평시 월요일 오전 진료를 고정적으로 해왔던 내과(소화기·내분비대사·감염·알레르기·혈액종양 등) 진료실 15곳 전부가 정상 운영됐다. 진료실 앞 의자에는 환자와 보호자 수십 명이 빼곡히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환자들은 휴진 철회는 예상했던 결과였다면서도 그간 겪은 불편함을 떠올리며 복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암 투병 후 약 부작용으로 상담을 받으러 왔다는 김모(69·여)씨는 휴진 철회 소식에 "휴진이 끝났느냐"고 되물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그동안 예약이 몇개월 연기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면서 "마음이 많이 놓인다"고 했다.

내과 진료를 위해 내원한 70대 후반 박모씨도 "참 다행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다음 달 5일에 치료 예약이 잡혀있었는데 (휴진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라면서 "다른 병원들도 이렇게 해야 국민들이 마음 놓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기 진료를 받는 중증환자 어머니를 모시고 온 최모(53·여)씨도 "오늘 진료가 취소될까 봐 지난주부터 계속 불안했는데 그래도 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그간 쌓인 갈등의 골이 깊어 의사집단에 대한 불신을 떨쳐내지 못한 환자들도 있었다.

췌장암으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는 정모(78·여)씨는 "세상에 그렇게 환자들을 다 떠나게 하고 의료 정상화는 무슨 정상화냐. (앞으로도) 안심이 안 된다"면서 "그간 병원에 오면 병을 얻어서 갔다. 새벽에 한 7시쯤 집에서 나와서 대기하고 있으니 죽을 노릇이었다"고 토로했다.

정씨의 담당의사는 휴진을 하지 않았지만, 휴진에 참여한 다른 의사의 환자들이 담당의사에게 몰리며 정씨는 진료가 지연되는 불편함을 겪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보호자 및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보호자 및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도 이날 접수수납 창구 8곳 중 6곳이 상담받는 환자들로 가득했다.

간호사 등 의료진은 접수가 끝난 환자들을 진료실과 탈의실로 안내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김모(51·여)씨는 "예상했던 결과였다. 휴진 장기화는 명분이 약하다"라면서 "서울대병원은 국립병원인데 휴진에 앞장서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형과 함께 방문한 유모(60·남)씨도 "휴진 철회는 잘한 일"이라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응급실·중환자실 등 제외)을 닷새째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휴진 지속 여부를 두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다.

비대위는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무능한 불통 정부의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닷새 만에 중단하면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 휴진 릴레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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