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교육부 유급 방지책에도 의대 임상실습 '52주' 딜레마 여전

등록 2024.07.26 06:30:00수정 2024.07.26 07:32: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의평원, 주당 36시간 이상 총 52주 '평가인증' 기준

의대생 수업 거부…경북대 '40시간 47주' 승인 질문

의평원 "인증단에서 검토 중"…국시 차질 더 커지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4.07.2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4.07.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학들이 1학기 내내 수업을 거부한 의대생들로 인해 학사 일정을 조정 중인 가운데 임상실습 시수를 놓고 골치를 앓고 있다. 교육부가 아닌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인증기준으로 정한 '주당 36시간 이상 총 52주' 기준 때문이다.

대학들은 보충수업을 해서라도 실습 시간을 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의평원이 '52주' 기준을 풀지 않는 이상 도리가 없다. 자칫하면 수업을 듣고 있던 소수의 의대생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 대학인 경북대는 최근 의평원에 의대 본과 3·4학년 임상실습을 '주당 40시간 47주'로 운영하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공식 질의했다.

당초 경북대는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된 의대생 수업거부 사태 이전 임상실습을 '주당 36시간 58주' 체제로 운영해 왔다. 이를 본과 3학년은 40주에서 36주로 4주, 본과 4학년은 18주를 11주로 7주 단축하되 보충수업을 통해서 수업시간은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평원이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정한 임상실습 최소 시수는 '주당 36시간 이상 52주'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총 1872시간이고, 경북대 방안은 1880시간으로 단순히 보면 의평원 기준보다 8시간이 더 길다.

경북대는 이를 2024학년도 본과 3·4학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의평원에 질의했다. 경북대 뿐만 아니라 수업거부 상황에 놓인 다른 대학들도 의평원 게시판에 유사 질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업을 하는 날짜(주수)를 줄이는 대신 시간을 늘리려는 이유는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거부 탓이다. 앞서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한 1학기 동안 온라인으로는 할 수 없는 임상실습 수업이 파행을 빚었었기 때문이다.

의평원의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의대의 기본 교육 질을 인증하는 필수 조건이다. 인증을 얻지 못한 의대는 신입생이 의사 국가시험을 볼 수 없도록 현행법에 정해져 있어 인증을 상실하면 신입생 모집도 정지된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대학들이 의평원의 인증 기준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의평원이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만큼 교육부가 개입할 수도 없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달 26일 대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경북대 의대는 지난 4월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26.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달 26일 대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경북대 의대는 지난 4월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26. [email protected]

경북대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의대도 있을 수 있다.

대학들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음에도 법령과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을 충족하려 수업을 재개했는데 그 시기가 제각각이다. 경북대는 지난 4월8일 재개했는데 가장 늦은 조선대는 7월1일에 수업을 시작했다.

경북대는 임상실습 주수를 58주에서 47주로 줄이겠다고 했는데 수업 재개 시점이 늦었던 대학은 이보다 주수를 더 단축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를 떠나 주변의 압박과 낙인 우려 속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극소수의 의대생들마저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의평원이 '52주' 기준을 고집하면 4월부터 임상실습에 참여해 수업을 들은 소수의 학생들조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수업을 듣고도 유급이나 제적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덕선 의평원 원장은 뉴시스에 "경북대 문의에 대해서는 의학교육평가인증단에서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날 의대생들이 많이 복귀하면 의사 국시 실기시험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당초 국시 추가 실시에 부정적이었으나 전향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