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사이버 성폭력…청소년, 이렇게 다양한 性고민
[서울=뉴시스] E채널 예능물 '마법의 성'이 지난 25일 방송됐다. (사진=티캐스트 제공) 2024.07.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5일 방송된 E채널 예능물 '마법의 성'에서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3과 초5 두 아들을 둔 싱글워킹맘 한서형 씨 출연했다. 한서형 씨는 성별이 다른 아이들의 성교육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사춘기가 온 아들들은 엄마 한서형 씨와 단답형으로만 대화했고, 성에 대해 질문하라고 해도 "질문 없다"며 관심 없는 모습을 보였다.
성교육 강사 이시훈은 아이들과 1대1 성교육 전 어머니 한서형 씨와 먼저 상담에 들어갔다. 한서형 씨는 초5 둘째 아들이 매사에 짜증을 낸다며 감정적 변화가 온 것을 걱정했다. 중3 첫째 아들에 대해서는 "변성기를 거치고 나니 특유의 냄새가 난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시훈을 비롯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도경완·배우 안재모·야구선수 출신 김병현은 "중학생 시기는 호르몬이 폭발하는 시기라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들은 모르지만 남자들에겐 너무 당연한 세계를 알려줬다.
사전 상담을 마친 이시훈은 둘째 아들과 먼저 1대1로 만났다. 둘째는 '포경수술'에 대한 궁금증으로 입을 텄다. 이어 "제 엉덩이를 만지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나쁘게 받아들여도 될까요?"라고 질문했다. 둘째는 이미 그 상황에 불쾌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시훈은 "불쾌하면 성희롱에 해당한다. 거부 의사를 밝혀도 계속된다면 강제 성추행이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부당한 일을 당한 경우 "가해 학생에게 문자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한 상황 설명 후 사과를 요청해라. 사과해도, 안 해도 본인의 행동을 스스로 인정한 증거가 남는다"고 대처법을 알려줬다.
이어 그는 "증거를 바탕으로 잘 대처하되, 괴롭힘이 계속되면 엄마와 선생님께 이야기해야 한다. 네가 부당한 일을 당한 걸 엄마가 모른다면 속상할 것이다. 엄마는 평생 네 편"이라고 덧붙였다. 아들의 어려움을 전혀 몰랐던 한서형 씨는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엄마에게 물을 것이 없다던 첫째 아들도 이시훈과 1대1 자리가 마련되자 질문을 쏟아냈다. 첫째는 면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성기의 색깔·사이즈·유형 등에 대해 잔뜩 질문했다. 한서형 씨는 "궁금한 게 많았는데 엄마라서 이야기를 못 했던 거구나. 사실 물어봐도 대답 못 했을 것 같다"라며 아들의 궁금증을 지켜봤다.
또 첫째는 "제가 평상시에 집에서 옷을 다 벗고 다니는데 괜찮나요?"라고 질문했다. 이는 어머니 한서형 씨도 같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였다. 이시훈은 "아무리 가족이어도 남녀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서로 존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주의를 요했다. 이시훈은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에는 속옷을 입고 나오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교육의 적절한 시기도 짚었다.
신중권 변호사는 "성인이 되어도 이런 경우가 있다. 결혼 후 시가에 갔는데 아내가 샤워 후 알몸으로 돌아다녀 남편이 충격을 받았다"는 사례를 전했다. 이에 도경완은 "이혼 사유가 되나요?"라고 질문했다. 가수 장윤정은 "이분도 '알몸파'라 아이들이 따라한다"고 핀잔을 줬다. 결국 도경완은 "미안해요"라며 반성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실제 사건의 법적 처벌과 대처법을 알아보는 '안전을 부탁해'에서는 '물뽕 성폭행' 사건이 다뤄졌다. 20세 노 양은 대학 입학 후 22세 김 군과 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났고, 남자 친구가 준 와인을 마신 노 양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노 양은 남자 친구와 찍은 여행 사진을 보던 중 자신의 신체 사진과 함께 성관계 영상까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남자 친구를 추궁하자 그는 "성관계도 촬영도 합의 하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노 양이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동의하는 장면이 있기도 했다.
신중권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쓰인 '물뽕'이 데이트 강간 약물이라고 불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시체처럼 쓰러진 게 아니라, 걷기도 하고 술에 취해 보이는 정도다. 그러나 당사자는 '블랙 아웃'으로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분이 12시간 내로 자연스럽게 배출되다 보니 이 사건은 무혐의 판결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트 강간 약물'의 골든타임은 최대 12시간이라며 만약 복용이 의심된다면 상담부터 증거 수집, 처벌까지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해바라기 센터'로 입은 복장 그대로 바로 방문할 것을 강조했다.
두 번째 사건은 '사이버 성폭력 및 스토킹'이었다. 13세 서 군과 윤 양은 같은 반이자 같은 단지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윤 양은 서 군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서 군은 거절했다. 그러자 윤 양은 서 군에게 여성의 나체 사진과 '나랑 안 사귀면 죽어버릴 거야' 등의 협박이 담긴 수위 높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송했다.
결국 서 군의 부모는 윤 양과의 분리 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학기가 끝나야 가능하다"고 답했다. 남은 학기 동안 윤 양과 마주해야 하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 서 군은 전학을 결심했다.
이에 도경완은 "왜 피해자가 전학을 가야 하냐"며 분노를 토했다. 신중권 변호사는 "대부분 피해 학생이 떠난다. 사회에는 '아직 어린아이니까 한 번의 기회를 주자'라는 생각이 있다"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짚었다.
또 신중권 변호사는 "거절은 단호하게 해야 한다. 상대가 멈추면 다행인데, 되려 해코지하려 한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개인의 해결보다 경찰을 통한 분리·접근금지·유치 등 보호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시훈도 "피해자인 아이에게 '네가 빌미를 주거나 잘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니다'라고 알려줘야 한다"며 부모의 역할을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