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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첫 외국인 '현장 반장' 배출…"인력난 끝이 보인다"

등록 2024.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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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HD현대중공업 사내협력 업체 소속 쿠마라씨가 최초로 현장 반장으로 선임됐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HD현대중공업 사내협력 업체 소속 쿠마라씨가 최초로 현장 반장으로 선임됐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 3사가 2년 만에 모두 흑자를 내며 생산 안정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때 인력난 우려가 있었지만 HD현대중공업 생산 현장에는 첫 외국인 현장 반장이 등장할 정도로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스리랑카 출신 쿠마라(34)씨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중 처음으로 현대중공업 현장 반장으로 선임됐다. HD현대중공업 직원수는 1만3277명에 달하고, 사내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근로자는 더 늘어난다. 이중 외국인은 4500여명에 달한다.

쿠마라씨는 2011년 한국에 입국해 HD현대미포 사내 협력사에서 처음 선박 건조업에 나섰다. 2012년 HD현대중공업의 사내 협력사로 자리를 옮긴 후 12년 간 건조 현장을 누비고 있다.

컨테이너 1만~2만개를 싣을 수 있는 선박은 길이가 400m, 폭 60m, 높이 30m를 훌쩍 넘는다. 크기로는 축구장 4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다.

이런 선박을 만들려면 두꺼운 철강을 블록 단위로 가공해 일일이 조립해야 한다. 쿠마라씨는 현장 반장으로서 한국인 9명을 포함한 총 28명의 작업자를 이끌고, 블록 도장 현장을 지휘한다.

블록 도장은 블록 위에 부식 방지 효과가 있는 특수 페인트(도료)를 뿌리는 작업이다. 약 3~4개월 간 가공·조립을 거친 철강은 녹이 슬거나 오염되기 때문에 철강을 연마재로 가공하고 도료를 뿌려줘야 한다.

쿠마라씨는 이 도장 과정에서 인화성 액체의 증기나 가스로 인한 폭발 위험, 직원 부상 위험 등을 미리 차단하고, 안전수칙에 따라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팀원들에게 그날 그날 작업 내용을 알려주고, 안전한 작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쿠마라씨는 10년 이상 근무하며 한국어 실력이 늘어 현장에서 유창하게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13년 전 혼자 한국을 찾은 쿠라마씨는 올해 결혼도 앞둬 한국 생활에 잘 적응했다.

업계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쿠마라씨처럼 조선업 현장에서 대부분 잘 적응하고 있어, 인력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진단한다.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 현장에 맞는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개발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빠른 적응을 돕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의 조선3사가 수주를 실적으로 연결시키며 이익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장 인력들이 안정적으로 야드를 운영해준 영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조선업 맞춤형 AI 번역 서비스 'AI Agent'의 구동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조선업 맞춤형 AI 번역 서비스 'AI Agent'의 구동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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