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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TV만 켜면 골프 예능 프로였는데…시들해진 골프 붐

등록 2024.07.30 06:00:00수정 2024.07.30 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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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리서치 보고서, 지난해 전국 골프장 이용객 수 5.7% ↓

젊은 골퍼들 떠나고, 골프 수요 해외로 빠져나가

장기 전망도 부정적…주요 고객층 '베이비붐 세대' 은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6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더골프쇼 in 서울강남'에서 관람객들이 골프용품을 고르고 있다. 2022.05.2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6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더골프쇼 in 서울강남'에서 관람객들이 골프용품을 고르고 있다. 2022.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지난해부터 국내 골프 수요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국내 골프산업의 현재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골프장 이용객 수는 4772만 명으로, 2022년 대비 5.7% 줄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객 수가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거나 유지하는 양상을 보여왔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야놀자리서치는 분석했다.

1홀당 이용객 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4610명으로 7.9%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제주로 15% 줄었다. 전남은 -13.1%, 강원과 충북은 -10.9% 로 나타났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5.7%), 대구·부산과 인접한 경북(-5.8%), 경남(-3.1%) 지역은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은 편이다.
             
반면, 골프장 수는 전년 대비 8개 증가한 522개로 확인됐다. 공급은 계속해서 증가하는데, 수요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엔데믹이 본격화됨에 따라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골프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 이용자 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수요층을 형성했던 젊은 골퍼들이 높은 비용으로 인해 테니스 등 다른 취미로 옮겨간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한때 TV만 켜면 골프 예능 프로였는데…시들해진 골프 붐


실제로 국내 골퍼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치솟은 그린피에 대한 불만이 컸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해 필드 라운딩 경험이 1회 이상인 만 20~59세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골프 산업 기획 조사’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국내 필드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졌다는 응답이 82.7%에 달했다.

그에 반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골프 비용은 국내에 비해 저렴하다. 글로벌 골프테크기업 에이지엘(AGL)에 따르면, 해외 골프장에서 18홀 라운드를 한 번 즐기는데 드는 비용은 카트비와 캐디피를 포함해 평균 15만 1000원이었다. 국내에서는 1인당 골프라운딩 비용이 25~30만원 수준이다.

야놀자리서치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골프 수요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 측면에서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 고객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는 골프 산업의 주요 고객층이 돼 왔으나 은퇴 이후 소득의 감소로 소비 패턴 또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비용이 많이 드는 골프와 같은 고비용 여가 활동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률은 중장년층인 50대(19.8%), 40대(16.9%)에서 높았다. 은퇴 시점으로 들어서는 60대는 이용률이 12.1%로 50대에 비해 7.7%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의 골프장 이용률은 6.6%로 또 다시 큰 폭으로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TV만 켜면 골프 예능 프로였는데…시들해진 골프 붐



야놀자리서치 보고서는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멀리 위치한 지역의 골프장들이 이러한 수요 감소를 더욱 크게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유경 야놀자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골프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무작정 가격을 낮추는 것보다는 동적인 가격 조정과 같은 수익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수요에 대응한 탄력적 가격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노년층의 골프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18홀 뿐만 아니라 9홀 또는 6홀의 운영, 일부 코스는 파크 골프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골프장의 경우,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관광과 연계한 지역 체류형 여가 활동으로 포지셔닝하는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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