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방-러 수감자 교환 대상, 러 스파이 프리랜서 언론인 곤살레스

등록 2024.08.04 18:42:3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모스크바 출생 본명 파벨 루브초프, 바스크 분리주의 활동도

폴란드 정보 당국 체포 후 스페인과 국경없는 기자회 ‘석방’ 요구

[모스크바=AP/뉴시스] 파블로 곤살레스가 1일 수감자 교환으로 풀려나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뒷모습) 대통령과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4.08.04.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AP/뉴시스] 파블로 곤살레스가 1일 수감자 교환으로 풀려나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뒷모습) 대통령과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4.08.0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가 1일 맞교환한 수감자 중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파블로 곤살레스도 있었다.

2019년부터 폴란드에 거주하며 스페인 통신사 EFE, 미국의 소리 및 기타 매체에서 일한 곤살레스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가장 먼저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달려간 기자 중 한 명이었다.

바르샤바에 있는 기자들은 그를 맥주를 마시고 새벽까지 노래방을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동료로 알고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는 스페인의 TV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폴란드 국경 도시인 프셰미실의 기차역에 도착하는 난민들을 배경으로 현장 보도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쟁 1주일 만에 체포된 곤살레스 본명은 파벨 루브초프 

하지만 전쟁 시작 1주일이 채 되지 않아 폴란드 보안 요원들이 그가 머물고 있던 방에 들어와 체포했다.

그들은 곤살레스가 외국 정보 활동에 가담했고 러시아의 군사 정보 기관인 연방군 정보총국(GRU)의 요원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가 재판도 없이 수년간 구금하고 있자 스페인에서는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였다. 

1일 머리를 깎고 수염을 기른 몸집이 큰 42세의 곤살레스가 수감자 교환을 통해 풀려나 러시아로 돌아간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환영을 받았다.

그가 수감자 교환 대상에 포함된 것은 기자라는 신분을 위장한 러시아 요원이라는 의혹을 확실히 하는 듯하다고 AP 통신은 풀이했다.

1982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의 이름은 파벨 루브초프였다.

그는 9살 때 스페인인 어머니와 함께 스페인으로 가서 시민권을 취득하고 스페인 이름 파블로 곤잘레스로 바꿨다. 그는 푸블리코, 라 섹스타, 바스크족 민족주의 신문 ‘가라’ 등에서 일했다.

러시아 연방군 정보총국(GRU) 요원

폴란드가 그를 체포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폴란드측은 “2022년 폴란드에서 체포된 GRU 요원인 파벨 루브초프가 (유럽에서) 정보 업무를 수행했다”고만 밝혔다.

폴란드 보안 기관은 폴란드가 폴란드-미국의 긴밀한 동맹과 ‘공통 안보 이익’ 때문에 그를 교환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해외 정보 기관 MI6의 수장인 리처드 무어 경은 2022년 애스펀 보안 포럼에서 곤잘레스가 스페인 언론인으로 가장한 후 폴란드에서 체포된 불법 체류자라고 말했다.

‘불법’이라는 용어는 비공식적인 신분으로 활동하는 스파이를 지칭하며 외교적 면책 특권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활동에 대한 또 다른 힌트는 독립적인 러시아 매체 아젠트스트보(Agentstvo)의 보도에 나왔다. 이 매체는 2016년 루브초프가 2015년 모스크바에서 살해된 러시아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의 딸인 잔나 넴초바와 친구가 되어 그녀를 감시했다고 보도했다.

곤잘레스를 아는 폴란드 거주 언론인들은 그가 폴란드에 있는 기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포함한 구소련 국가를 여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을 조작할 수 있는 면허를 가지고 있었고, 2020년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해방 75주년을 기념해 공중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인 미국의 소리(VOA)는 그가 2020년 후반부터 잠시 자사에서 일한 것은 확인했지만 그가 체포된 후 웹사이트에서 그의 모든 기사를 삭제했다.

스페인 국적자 곤살레스의 향후 행보는 

국경없는 기자회는 그가 체포된 이후 그를 재판에 회부하거나 석방할 것을 요구한 그룹 중 하나였다. 스페인에 있는 이 단체의 사무소장인 알폰소 바울루스는 2일 AP에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무죄”라고 밝혔다.

스페인 내전 중 어린 시절 스페인에서 소련으로 이주한 할아버지를 둔 곤잘레스는 바스크 민족주의자로 알려졌으며 이 지역의 독립 운동과 관련이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유럽을 불안정화하기 위해 스페인과 다른 지역의 분리주의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곤잘레스의 아내는 스페인에 머물며 그가 폴란드에서 구금되어 있는 동안 그를 변호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곤살레스의 지지자들은 X(옛 트위터)에서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1일 러시아가 파벨 루브초프가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발표했을 때 ‘@FreePabloGonzález’ 계정은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트윗이다. 파블로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었다. 모두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AP 통신은 “이제 이 사건을 추적한 사람들은 그의 다음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페인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 유럽연합(EU)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남편이 스페인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