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열대야일수 역대 1위…평년 3배 수준
'사상 최악의 더위' 1994·2018 제치고 1위
강릉·포항 등엔 한 달간 열대야 17일 발생
폭염은 평년 수준…최저기온은 역대 2위
강수량, 평년 ↑…북극 해빙면적 감소 영향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폭염이 연일 지속되는 3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빨갛게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을 나타낸다. 2024.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올해 7월 열대야일수가 8.8일을 기록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상청이 발표한 '7월 기후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열대야일수는 8.8일로, 이는 평년(2.8일)보다 약 3배가량 많은 수치이자 역대 1위 기록이다.
열대야는 밤 사이(오후 6시1분~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밤에도 기온이 25도를 웃돌면 너무 더워 사람이 잠들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특히 강릉과 포항, 정읍에선 7월에만 열대야일수가 17일을 기록해 한 달 절반 넘는 기간동안 열대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197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7월 열대야일수가 두 번째로 많았던 해는 1994년으로 8.5일이고, 세 번째로 많았던 해는 2018년으로 7.1일이다. 1994년과 2018년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해다.
지난 달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 부근으로 덥고 습한 남서풍이 평년보다 자주 불었고, 때문에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7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4.3일로 평년(4.1일)과 비슷했다. 7월 중순까지 흐리고 비가 자주 내려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7월25일 이후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강한 햇볕이 더해져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
7월27일~31일엔 티베트고기압도 우리나라 부근으로 확장하며 한반도 상공이 '이중 고기압'으로 뒤덮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 기간 ▲강릉 30.4도 ▲속초 30.3도 ▲밀양 28.1도 등 총 15개 지점에서 7월 일최저기온 상위 극값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7월 전국 평균 최저기온도 23.3도로 평년(21.2도)보다 2.1도 높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소나기를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4.07.27. [email protected]
한편, 7월 전국 강수량은 383.6㎜로 평년(245.9~308.2㎜)을 웃돌았다.
우리나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며 북태평양고기압과 이 기압골 사이에 놓인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발달해 비 소식이 잦았다.
이 정체전선의 발달은 북극 랍테프해 해빙이 평년보다 빠르게 감소해 시베리아 부근 상층에서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했고, 그 남쪽인 중국 북부지역과 우리나라 주변으로 유도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중국 중부지방에서 접근하는 저기압과 우리나라 주변 정체전선의 발달을 도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고,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함에 따라 지역별로 강수 집중 시기가 달랐다.
7월7일~10일엔 전북, 충청, 경북 지역, 16일에는 남해안, 17일~18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호우가 쏟아졌다.
이 기간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판문점(경기 파주시) 634.5㎜ ▲백학(경기 연천군) 501.5㎜ ▲양화(충남 부여군) 487.5㎜ ▲함라(전북 익산시) 445.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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