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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주기 단축' 추진하는 정부…"대형 이커머스 쏠림 심화하나" [티메프 사태, 그후②]

등록 2024.08.24 14:00:00수정 2024.08.26 16: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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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이후 정산주기 40일 이내로 단축 추진

11번가·SK스토아 등은 자체적으로 정산 주기 앞당겨

대형 이커머스로 소비자·판매자 몰려…중소 플랫폼 위기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가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티메프 사태 피해자 단체원들이 '모두가 예비 피해자, 특별법 제정 요구합니다' 검은우산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8.1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가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티메프 사태 피해자 단체원들이 '모두가 예비 피해자, 특별법 제정 요구합니다' 검은우산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8.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지난달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금 지연 사태 이후 정부와 업계 등에서는 이커머스 업계의 긴 정산 주기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계에서는 '티메프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60~70일에 달하는 긴 정산 주기와 에스크로 방식을 도입하지 않아 판매자들의 정산 대금을 회사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었던 티메프의 구조적 문제를 꼽는다.

이에 국회와 금융당국 등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정산 주기를 40일 이내로 단축해 법제화하고, 에스크로(Escrow) 방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스크로란 플랫폼 업체가 결제 대금을 은행 등 제3자에게 입금해 중개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에스크로 방식은 플랫폼 업체가 판매자에게 결제 대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막을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정산주기 단축 이전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정산 주기를 앞당기는 분위기다.

11번가는 상품이 배송완료 된 다음날 정산금의 70%를 우선 지급하는 '안심정산' 서비스 시행하고 있다.

SK스토아 역시 '고객사 케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자체 재원으로 마련한 예치금을 기반으로 정산 주기를 기존 열흘에서 3일로 단축한다.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는 매달 1일과 15일 정산을 진행한다.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한 후 7일까지 환불이 발생하지 않으면 고정 정산일인 매월 1일과 15일에 대금이 지급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강제적으로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것은 중소 플랫폼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빠른 정산을 위해서는 재무 상태가 좋아야하는데, 성장 단계에 있는 중소 플랫폼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하지 않는 이상 현금 유동성을 높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정산 주기 단축은 소비자들의 대형 이커머스 쏠림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티메프 사태' 이후 중소 플랫폼 대신 11번가, G마켓 등 대기업 기반의 이커머스 업체들로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11번가의 일간 사용자(DAU) 수는 약 161만명으로 티메프 결제 기능이 정지된 7월 24일(114만명) 대비 약 40% 증가했다.
(자료=모바일인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료=모바일인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도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여행 상품 카테고리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이후 불안감이 커진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 대신 상대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뛰어난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판매자들 역시 쿠팡이나 11번가, G마켓 뿐만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로도 많이 움직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산 주기를 단축할 경우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량이 적은 중소 플랫폼에게는 위기가 닥칠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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