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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발전기 단 전기차 'EREV' 준비…"中과 경쟁"

등록 2024.08.30 06:00:00수정 2024.08.30 06: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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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서 EREV 개발 공개

내부 발전기로 전기 생산, 충전 필요 없는 차량

"2027년 북미·중국에서 EREV 본격 판매할 것"

中 리오토 등 이미 EREV 출시, 세계 판매 98% 차지

[서울=뉴시스] 현대차가 지난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밝힌 주행거리연장차(EREV) 시스템 개념도. (사진=현대차 제공) 2024.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차가 지난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밝힌 주행거리연장차(EREV) 시스템 개념도. (사진=현대차 제공) 2024.08.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가 주행거리연장차(EREV) 개발을 공식화했다. 따로 충전할 필요 없이 내부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어 달리는 차량으로,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한 비밀병기로 꼽힌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이미 이 분야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어,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북미·중국서 EREV 출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8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시작해 2027년부터 EREV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REV는 배터리와 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와 비슷하지만, 차량 앞쪽에 발전기를 탑재해 별도의 충전이 필요하지 않은 차량이다.

현대차는 발전과 구동이 모두 가능한 전륜 통합 모터 1개와 후륜 구동용 모터 1개 등 모두 2개의 모터로 구성된 EREV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2개의 구동 모터와 별도의 발전용 모터를 두는 다른 회사 시스템과 차별화된다.

특히 현대차는 한 번 주유 시 900㎞ 이상 달릴 수 있는 EREV 시스템을 목표로 하면서도,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약 30%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보다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EREV의 첫 모델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스포츠실용차(SUV) 차종으로 북미 시장에 투입해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C급(준중형) EREV는 중국에서 출시해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 판매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중국 자동차 업체 리오토가 개발한 EREV 플랫폼. (사진=리오토 제공) 2024.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중국 자동차 업체 리오토가 개발한 EREV 플랫폼. (사진=리오토 제공) 2024.08.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中 업체 이미 상용화…"치열한 경쟁 예고"

소형 휘발유 엔진을 '백업' 발전기로 활용하는 EREV가 새로운 개념의 차량은 아니다. 2010년대 중반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Volt)와 BMW i3 REX 등이 이미 출시된 바 있다.

현재는 중국 업체들이 세계 EREV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기차 전문 통계 회사 EV볼륨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EREV 판매 대수는 70만5900대로, 이 중 98%가 중국에서 팔렸다. 선두 주자는 지난해에만 37만6000여대의 EREV를 판매한 중국의 리오토(Li Auto, 理想)다.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된 리오토는 2015년 설립 이후 줄곧 EREV 모델에 주력해 왔다. 2019년 4월 리원(Li One)이라는 첫 모델을 선보였으며, 같은 해 11월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EREV SUV 모델인 'Li L6~9'을 판매 중이다.

리오토는 독자 개발한 EREV 시스템인 'REEV 플랫폼'으로 차량을 생산하며,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에는 현대차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로부터 베이징 공장을 인수해, 설비를 개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EREV 분야에서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현대차가 북미를 첫 EREV 출시 지역으로 정한 큰 이유 중 하나도 (미국 정부의 견제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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