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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엔 방어운전도 속수무책…"착오 막는 도로구조 중요"

등록 2024.09.20 14: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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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 영월서 역주행 사고로 7명 사상

5년간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로 16명 사망

예상·대비 어려운 탓에 운전자들 불안 커져

"역주행시 출구 찾으려 서두르는 건 금물"

[서울=뉴시스] 그래픽

[서울=뉴시스] 그래픽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지난 추석 연휴 기간 강원 영월에서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역주행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피해 차량에 일가족 6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역주행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시27분께 강원 영월군 국도38호선 영월2터널에서 A(34)씨가 몰던 승합차가 역주행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와 SUV 운전자 B(24)씨가 사망했다.

당시 승합차에 함께 타고 있던 A씨의 아내와 두 자녀, 장인, 장모 등 일가족 5명 역시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명절을 맞아 함께 이동하던 일가족이 역주행 차량과의 사고로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은 주변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SUV 운전자 B씨는 사고가 난 터널 인근 교차로에서 사고 지점까지 약 4㎞를 역주행했다. 경찰은 B씨가 역주행하게 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숨진 양쪽 운전자 둘의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사고가 난 장소가 왕복 2차로 터널이었던만큼 A씨가 마주 오던 역주행 차량을 피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에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방어운전으로도 예방할 수 없는 역주행 사고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차량이 아닌 사람을 덮쳤다는 차이는 있지만, 당시에도 사고로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경기 화성에서 서울 서초구까지 매일 자가용 출퇴근한다는 이모(36)씨는 "평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조심히 운전하고 있지만 이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며 "노력한다고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 제일 무섭다"고 말했다.
[영월=뉴시스] 16일 오전 1시27분께 강원 영월군 38번 국도 영월 2터널에서 카니발과 셀토스가 정면 충돌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월=뉴시스] 16일 오전 1시27분께 강원 영월군 38번 국도 영월 2터널에서 카니발과 셀토스가 정면 충돌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같은 역주행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로 총 16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역주행 사고는 총 39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4건, 2021년과 2022년 각각 5건, 2023년 14건으로 집계됐다. 역주행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음주운전으로 지목됐다. 전체 39건 중 음주로 인한 사고가 14건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의 혼동을 최소화해 역주행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수로 잘못된 도로에 진입했더라도 출구를 찾기 위해 속도를 높이지 않는 등 대처법을 미리 익혀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역주행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운전자의 혼동을 일으키는 도로의 구조"라며 "설령 표지판이 있더라도 야간엔 잘 보이지 않는 등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역주행을 인지하게 되면 당황해서 출구를 찾기 위해 속도를 높이게 된다"며 "차분히 갓길로 이동하거나 112·119에 구조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율원 윤원섭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역주행은 착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고를 예상하거나 대비하기가 더 힘든 게 문제"라며 "운전자가 혼동할 수 있는 지역들의 경우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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