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EU 수장, 헝가리 정부 전복 의도 드러내"
"유럽의회 회의는 헝가리를 향한 십자가 처형 시도"
[스트라스부르=AP/뉴시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번 주간 있었던 유럽의회 회의를 두고 "헝가리를 향한 십자가 처형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사진은 오르반 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각)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는 모습. 2024.10.10.
특히 오르반 총리는 해당 회의에서 유럽연합(EU) 수장이 헝가리 정부를 전복하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각)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헝가리 국영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토론을 위해 그곳(회의장)에 온 사람들은 우리의 피를 원했을 뿐 의미있는 토론을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정치적 폭행을 상상하고 우리를 공격했다"며 "유럽연합(EU)은 헝가리를 십자가에서 처형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르반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중도우파 성향인 유럽국민당 만프레드 베버 대표를 향해서도 "헝가리 정부를 전복하겠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비난했다.
오르반 총리는 "그들이 유럽 문제를 다루는 대신 회원국의 정부를 무너뜨리고 다른 정부로 대체하려는 사실을 우리에게 공개적으로 내비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이들이 이미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찾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일 EU는 프랑스 스타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회의를 가진 바 있다. 해당 자리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르반 총리 면전에서 헝가리 정부의 친(親)러시아·친중 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르반 총리를 직접 바라보며 "아직도 이 전쟁을 침략자가 아니라 침략 당한 자에게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이번 전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욕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특히 회의장에서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을 주장하자, 일부 의원들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운동가인 '벨라 챠오'(Bella Ciao; 예쁜이 안녕)이라는 노래를 불러 조롱하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7월1일부터 순번에 따라 6개월 동안 EU 순회의장국 자리를 맡고 있다.
이후 '평화 임무'를 수행한다는 명목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EU와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 오르반 총리는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여러 차례 제동을 걸기도 했다. 지난 8일에도 우크라이나가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EU 지도자들이 협상을 통한 종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에서 오르반 총리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EU 회원국 상당수는 헝가리가 주최하는 각종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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