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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로 구매"…위고비, '꼼수처방' 우려가 현실로

등록 2024.10.22 05:01:00수정 2024.10.22 0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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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구매 후기·정보 공유돼

약사회 "사후피임약 사례처럼 비대면 처방 제외해야"

[서울=뉴시스] 22일 일부 인플루언서 등이 홍보 및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 구매 후기를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위고비 구매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2일 일부 인플루언서 등이 홍보 및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 구매 후기를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위고비 구매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4.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비대면 진료 앱 통해서 광주에서 41만9000원에 구했어요. 검색해서 급하게 주문했어요. 서울은 45만원 이상에 물량도 없어 대기 예약도 많았어요." (온라인 플랫폼 동네 커뮤니티)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오남용에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면하지 않고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플랫폼의 허점을 이용한 일부 소비자들이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 받은 탓이다.

22일 일부 인플루언서 등이 홍보 및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 구매 후기를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위고비 구매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등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해 위고비를 처방 받았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해 처방 받았다는 후기에는 병원 정보, 가격 등을 문의하는 댓글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문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위고비의 오남용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은 위고비의 자살 위험성을 처음 제기했다. 위고비 성분명인 세마글루티드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를 사용한 환자들 중 일부가 자살 충동과 자해 충동을 경험했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다. 이후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FDA는 해당 보고를 바탕으로 자살 위험성에 대한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email protected]



부작용 우려가 있는 위고비 처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제휴 의료기관에 관련 처방에 더욱 신경 써줄 것으로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나만의닥터를 운영하는 메라키플레이스 선재원 공동대표(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는 "제휴 의료기관에 위고비 처방 시 환자에 대해 면밀히 확인해 줄 것을 협조 요청했다"며 "플랫폼별로 오남용 예방을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약국을 대표하는 대한약사회는 이런 조치만으로 오남용을 막을 수 없다고 짚었다. 지금과 같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전이 있다면 약국에서는 조제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사법은 '약국에서 조제에 종사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는 조제 요구를 받으면 정당한 이유 없이 조제를 거부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미용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받은 사람에게도 판매를 거부할 수 없는 이유다.

대한약사회는 위고비 오남용 예방을 위해 비아그라, 사후피임약과 같이 대면진료를 받은 후 처방이 가능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이전에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서 사후피임약 처방이 가능해 오남용이 문제가 됐다"며 "사후피임약은 지난해 12월부터 비대면으로 처방받을 수 없는 약물로 지정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단속과 제도개선을 당부했다. 민 부회장은 "식약처에서 온라인 판매·광고 행위를 한 달간 집중 모니터링한다고 했지만 모니터링만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현재 약사회에서도 불법 유통, 허위 처방 등이 있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복지부 등과 연계해 오남용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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