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표현의 자유’ 서명 유권자에 하루 한 명 100만 달러 지급, 위법 논란
트럼프 지지하는 아메리카 팩이 제출한 청원서에 서명하면 현금 지급
선거법 위반 vs 교묘하게 위법 우회, 법률 전문가들 해석 분분
[해리스버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9일 해리스버그의 한 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4.10.2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유권자에게 매일 1명씩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 원)의 현금을 주는 것을 놓고 합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1일 분석했다.
이 청원서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머스크가 7월 조직한 ‘아메리카 팩’에 의해 만들어졌다.
‘아메리카 팩’은 선거캠프 외곽에서 후원 활동을 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다.
머스크는 7월 아메리카 팩을 만든 이후 최소 7500만 달러를 이 곳에 기부했다.
경합주 유권자, 언론 자유 청원에 서명 혹은 추천하면 현금 지급
다른 유권자를 추천해 서명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47달러(36파운드)가 주어진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청원에 서명만 하면 현금이 주어지고, 다른 사람을 추천하면 100달러가 주어진다.
청원 서명자 중 11월 5일 투표일까지 매일 7개 경합주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한 명에게 100만 달러를 지급한다.
머스크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지난 19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 참석자 중에서 한 명이 복권 당첨되듯 대형 수표가 지급됐다.
선거법 위반 vs 교묘하게 위법 우회
조지워싱턴대 법학과 폴 쉬프 버만 교수는 “머스크의 제안이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버만 교수는 “투표 등록이나 투표의 대가로 돈을 지불하거나 지불을 제안하거나 지불을 수락하는 사람은 1만 달러의 벌금 또는 5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먼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제안은 등록된 유권자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에 관련 조항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논평을 거부하고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물어보라고 했다고 BBC는 전했다.
FEC의 전임 위원장 브래드 스미스는 “아무도 등록이나 투표에 대해 직접 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 전략에는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뉴욕타임즈에 “이 상금은 어딘가 모호한 영역에 있지만 선(불법)에 그렇게 가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유권자에게 투표 등록을 하라고 돈을 주는 게 아니고 청원서에 서명하라고 돈을 주는 것”이라며 “투표 등록을 한 사람만 청원서에 서명하기를 원하는 것이어서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스웨스턴대 선거법 교수 마이클 강은 BBC에 맥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불법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지만 맥락을 고려해 보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투표 등록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무당파 캠페인’ 법률센터의 아다브 노티는 머스크의 계획이 연방법을 위반하고 법무부로부터 형사 입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스이스트대 로스쿨의 헌법학 교수인 제러미 폴은 BBC에 보낸 이메일에서 머스크가 법적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 교수는 이 제안이 불법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법으로 규정된 것을 우회하도록 고안돼 법정에서 불법을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주장한 선례는 근거 없어
하지만 저커버그가 당시 4억 달러를 기부했지만 우편 투표를 돕기 위해 두 개의 비당파 조직에 준 것이었다.
머스크는 2022년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2500만 달러 규모의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벌인 것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 돈은 유권자들에게 직접 지급된 것이 아니라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텔레비전 및 디지털 광고에 사용됐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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